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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수급 탄탄대로에 실적 돌부리·글로벌 심술 조심

등록 2007-07-24 19:25수정 2007-07-24 22:27

주식형&주식혼합형 설정잔고 추이
주식형&주식혼합형 설정잔고 추이
주가 ‘2000’ 갈림길 4대 변수
장중 2000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서만 38.9%, 연중 최저치(1월10일 종가 1355.79) 대비 46.9%나 폭등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세계증시의 동반 상승 등의 주변 환경은 향후 주가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앞으로 증시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4가지 변수를 점검해본다.

‘실탄’ 쌓은 기관, 눈치보며 머뭇

① 펀드 자금 동향

최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다. 외국인들의 순매도에도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것은, 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기관들의 매수세에 힘입은 바가 크다.

4월9일 주가가 1500을 넘어섰을 때만 해도 급등 부담으로 펀드 환매가 많았다. 그러나 주가가 거침없이 오르면서, 5월 말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로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순수 국내 주식형 펀드 유입 자금은 5월 3175억원에서 6월 3조4450억원으로 급증했고, 7월에도 23일 현재 2조8990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12일 1900 돌파 이후 하루에 2천억~3천억원씩 들어오고 있다.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 운용사들은 주식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신권의 순매수 규모는 들어온 자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투신권은 6월과 7월에 각각 2조7360억원, 929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은 자금 유입이 계속되지만 최근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이는 추가적인 매수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들도 주가가 단기 고점이라 생각해 머뭇거리고 있다”며 “종목·업종별로 조정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관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이익 앞서 달린 주가, 추가상승 ‘오리무중’

② 향후 기업 실적

2007년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분기별 실적 추정치
2007년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분기별 실적 추정치
주가가 올해 들어 폭등하면서 기업이익의 개선 속도를 추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가는 ‘기업이 앞으로 창출할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라는 점에서 앞으로 기업이익이 상당 수준 증가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어려울 수도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2005년과 2006년에는 기업이익이 좋지 않았는데도, 이익에 비해서 주식의 가격 자체가 낮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수 있었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기준으로 올해 기업이익 예상치를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이 13.2배에 이른 만큼 기업이익은 앞으로 증시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회사인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들의 예측치를 종합한 자료를 보면, 기업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올해 전체로 16%쯤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이미 38.9%에 이른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재는 풍부한 유동성이 모든 악재를 가리고 있지만, 환율·유가·금리인상 등이 버티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유동성이 조금이라도 둔화될 경우에는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종목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세계경기 ‘뇌관’

③ 미국 경기 흐름

이번주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
이번주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파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건 국제 금융시장 전체에 뇌관으로 남아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19일 상원 청문회에서 “비 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1조달러(약 914조원) 규모로, 이는 건설과 소비지출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회사채 발행 금리가 크게 높아져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증시엔 악재다. 미국 100개 기업 대출기준으로 산출하는 ‘유동성신용파생지수’는 지난주 91.4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 은행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상품에 1조엔(약 7조5천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 증시도 영향권 아래 들어왔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명확하게 밝혀질 때까지는 당분간 잠재된 불안요인을 안고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긴축 정책으로 과열 경기를 진정시키고 인플레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도 또다른 변수다. 중국은 20일 올 들어 세번째로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 행보에 나섰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은 연내 2~3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내수에 큰 부담을 주는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불타는’ 유가, 경기 회복 가는 길 복병

④ 국제 유가 움직임

올해 국제유가 추이
올해 국제유가 추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80달러대로 향하고 있는 점도 증시엔 잠재적 위협 요인이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23일 74.54달러를 기록했고,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연초 대비 28.9% 올라 71.04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중국의 수요 지속 △이란·나이지리아 등의 지정학적 불안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의 감산 등에 원인이 있다.

3월 이후 주가 급등기 동안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간간이 나왔지만, 주가를 뒤흔드는 요인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과거보다 유가 상승에 대한 기업들의 내성이 길러진데다 주식형 펀드로 몰려든 풍부한 유동성이 고유가와 같은 위험요인을 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가 70달러선 이상에서 지속된다면 물가가 상승하고,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유가 추세가 9월까지 이어지면 물가 상승 압력은 피할 수 없다”며 “물가 상승은 곧 금리 인상을 불러와,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식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경기 위축을 야기하고 기업 채산성에도 영향을 준다”며 “특히 섬유, 석유화학 등 유류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전가가 어려운 조선 분야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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