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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주가 저평가 국면 해소…이젠 실적으로

등록 2007-07-15 18:02

영업이익 증가율과 코스피지수 추이
영업이익 증가율과 코스피지수 추이
이종우의 흐름읽기
영업이익 증가 수준이 열쇠…미 기업 이익 변수
2분기 실적발표 계기로 옥석 가르기 진행될듯

엘지필립스엘시디를 필두로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이익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이번은 특히 의미가 각별하다. 실적에 대한 기대가 3월 이후 주가를 40% 가까이 끌어올린 동인이었던 만큼, 이를 증명할 수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2년간 주가는 기업 실적만으로 해석이 불가능했다. 우리나라 기업 이익은 2005년 이후 연속 줄어든 반면, 주가는 최근에만 40%나 올랐다. 2005년부터 따져 보면 100% 이상 상승했다. 기업 이익과 주가간 괴리가 너무 크다. 이런 성적표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미국의 기업 이익은 3년 가까이 두 자릿수로 증가했지만, 주가는 40%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난 몇 해 우리 시장은 외환 위기 이후 축적해 온 ‘저평가’라는 밑천을 써 온 셈이다.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상당수 종목의 ‘저평가’ 메리트가 이제는 사라졌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려면 시장을 끌고갈 새로운 동력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는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2분기 실적과 관련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세 가지다. 첫째가 실적 개선 정도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났지만, 국내외 경기가 회복됨으로써 이런 악재는 해소된 듯하다. 경영환경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 증가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지난 석 달간 달아올랐던 주가 상승은 과대평가된 측면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매출과 이익의 관계다. 2000년 이후 우리 기업들은 ‘매출 증가를 월등히 넘는 이익 증가 현상’을 보였다. 제품 경쟁력이 높아져 과거처럼 박리다매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팔더라도 높은 이윤을 남기는 형태가 된 것이다. 이번 실적에서 이런 현상이 거듭된다면 이제 우리 기업의 이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영업을 통한 이익 증가 정도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실적을 뜯어보면 우리나라 기업은 2004년을 기점으로 ‘비용을 줄여 이익을 늘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영업 영향력이 커지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더는 기업들이 금융 비용을 낮추거나, 인건비 비중을 떨어뜨릴 수 없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영업 활성화 여부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시장은 2분기 실적이 한 자릿수 중반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로는 최근의 급격한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 곤란하다. 2분기 실적을 통해 앞으로 이익이 더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그동안 주가 상승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국내 기업 실적과 함께 세계 시장을 가늠하는 미국 기업 실적 역시 향후 2~3주 동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은 지난 1분기를 기점으로 3년 동안 이어온 두 자릿수 이익 증가 행진을 마무리했다. 1분기 이익 증가율은 5%대로 떨어졌다.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올해 안에 다시 두 자릿수 증가율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달라진다.

현재 미국 기업 이익은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볼 때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경상가격 기준 2006년 하반기 미국 기업 이익이 지디피의 12.4%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지난 수십년 동안 집계된 평균치인 지디피의 8.5%를 월등히 초과한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3년 동안 두 자릿수 이익 증가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당연하게 여겨 왔다. 물론 이 기간 주가도 상당히 올랐지만, 주가 상승률은 이익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시장처럼 미국 시장도 4년 동안 벌어 놓은 밑천 때문에 상승을 이어가겠지만, 이번 실적이 실망스러울 경우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 올 수 있다.

이종우의 흐름읽기
이종우의 흐름읽기
기업 실적은 주도주에도 영향을 끼친다. 6월 중순 이후 대부분의 종목이 차별없이 오르고 있는데, 이번 국내 기업 실적 발표를 계기로 옥석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korea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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