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시전문가들의 장세 진단
이번주 조정 예상 무참히 깨져…“예측 불가” 고백
“2000시대 온다” “이젠 싸지 않아” 전망 제각각
“2000시대 온다” “이젠 싸지 않아” 전망 제각각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장세는 처음입니다.”
5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9.38(0.51%) 오른 1847.79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하자, 증시 전문가들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알 수 없다” “놀랍다”라는 말들이 최고의 증시 전문가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전문가들은 요즘 주식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허허허’ 웃음만 나온단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주엔 증시가 단기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 외국인의 매도세,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환율하락 등의 악재들이 ‘시한폭탄’처럼 증시 곳곳에 잠재돼 있어 한국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무참히 깨졌다. 이번 주 장이 시작된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1770선을 회복하더니 4일에는 1838.41을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5일까지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렇듯 주식시장이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띄자 전문가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띄는 예측 불가능한 장”이라며 “우량주를 사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흐름이라면, 올 연말 안에 최고치가 2030까지 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1600선 이상부터는 지수 예측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증시 상승은 전 세계 물가안정과 기업이익 증가가 이끌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 이래 지속돼온 규제완화, 세계화 등을 배경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신자유주의 확산이 근본적으로 와해되지 않는 한 장기 강세장이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더이상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이나 채권 등이 주식보다 더 매력적인 대체 투자처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이 재평가를 받고 있고, 더이상 디스카운트됐다고 말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목표치를 더 올리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주가 하락에 대비해 목표치는 한 차례 주가 조정 뒤 수정하겠다는 증권사도 있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개월 목표치를 종전 1820에서 2170까지 높인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감소해 하반기에도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대 심리가 워낙 높아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여전히 조정의 우려가 있으며, 1600대 중반(10% 하락)까지 주가가 내려갔을 때 이를 감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주식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워낙 주가가 급등한 만큼 지금 목표치를 수정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신중론을 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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