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 ‘고객 맞춤형 상품’과 혜택
중년층·여성 등 고객 세분화 상품 인기
올 상반기 은행권은 ‘고객 맞춤형’ 상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국민은행이 지난 2일 내놓은 ‘와인정기예금’은 판매 사흘 만에 2116억원(7470계좌)을 유치했다. 중장년층(45∼64살)을 겨냥한 각종 혜택과 부가서비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연 4.65%) 외에 △금연을 약속하거나 건강검진을 받은 경우 △회갑이나 칠순, 팔순을 맞을 때 △퇴직금 등 5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예치하는 등 몇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0.8%의 우대금리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이 지난 5월 중순 내놓은 ‘홈 엔 스위트(Home’n Sweet)예금’도 판매 한 달 보름 만에 1101억원(8만9217계좌)을 유치했다. 디자인에 민감한 주부층의 특성을 고려해 통장 표지에 벽지 문양을 넣었다. 가입 후 3개월 동안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가 면제되고, 전자금융 수수료도 월 5차례씩 면제된다. 관리비나 적금, 신용카드 실적 중 1건 이상 요건을 충족하면 수수료 면제 기간이 늘어난다.
우리은행도 급여나 관리비 이체 고객을 겨냥해 내놓은 ‘우리 로얄클럽 통장’의 선전에 놀라는 눈치다. 지난 3월 나온 이 상품은 석 달 동안 5478억원(33만계좌)을 유치했다.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와 전자금융 이용 수수료 등을 면제할 뿐만 아니라, 고객 등급에 따라 추가로 기타 예금거래 수수료를 감면해준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2월에 여성고객을 대상으로 내놓은 ‘여우적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년제 적금인 이 상품은 기본금리 3.8%에 카드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지급해, 최고 4.7%까지 금리를 보장한다. 또 결혼과 출산 등의 사유로 중도 해지하더라도 약정금리를 다 지급하는 ‘해피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상품개발실 담당자는 “고객들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품보다 ‘나를 위한 상품’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면서 “은행들도 갈수록 고객층을 세분화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