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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사자 나선 외국인’ 복귀 신호탄일까

등록 2007-07-04 22:19수정 2007-07-04 22:58

최근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종목 / 6월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종목
최근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종목 / 6월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종목
이틀새 1050억원 어치 순매수…철강·기계 입질
“본격 매수 신호” 대 “종목별 차별화” 의견 갈려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강도 높게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들이 주가 1800선 탈환에 앞장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무려 3조5천억원어치를 팔았다. 그러나 지난 3일과 4일에는 각각 680억원, 37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하고 있으나, 가격 부담 때문에 본격적인 ‘사자’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7월 들어 시작된 상승세를 타고 사고 팔기를 반복하면서 종목별 수익률 게임에 나설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선 데에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절차 착수,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미국의 금리 동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들 호재가 추가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외국인들을 ‘사자’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외국인들의 수익이 별로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호재들이 잇따라 나오자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사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줄어들었지만, 개인들이 신용융자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력이 떨어진 시점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증시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6월에 있었던 외국인의 ‘팔자’세는 급등한 한국 시장에 대한 부담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 외국인들의 ‘사자’가 적극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설 만한 특별한 계기가 없다”며 “다만 곧 시작되는 기업실적 발표에서 그동안 부진했던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그 업종을 중심으로 ‘사자’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현재 외국인이 사들이는 규모는 아직 큰 매수세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시장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본격적인 매수보다는 종목별 매매로 수익률 게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국내 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안선영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며 “6월에 국내 시장에서는 급격한 매도가 이루어졌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샀다는 것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외국인들은 6월부터 지금까지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과 같은 운수장비 업종과 대구은행을 비롯한 은행, 건설 업종 등에서는 지속적인 매수를 보이고 있다. 두드러진 것은 포스코, 동국제강을 비롯해 그동안 사들이지 않았던 철강과 기계 업종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전자 부문 역시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심재엽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상반기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면서 현재 국내 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업종의 종목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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