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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오르막 있으면 내리막도…’ 인내의 계절

등록 2007-07-01 20:28

3월 이후 주도주 동향
3월 이후 주도주 동향
이종우 흐름읽기
급등 부담에 증시 하락세…10%안팎서 바닥 칠 듯
이익 탄탄한 종목 흔들림없어…조정 뒤 금융주 주목

때로 사람들은 똑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래서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는지 모르지만.

주가는 크게 오르면 떨어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주변 상황이 좋아도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무게가 더해지고 이런 무게를 이기지 못할 때가 되면 주저앉아 버린다. 따라서 오를 때 상황으로 하락을 상상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다 잘되는 것 같고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들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조바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 주식이 그런가?

2005년 같이 연중 50% 넘게 주가가 올랐던 때도 중간에 꼭 조정을 거쳤다. 당시는 한국 시장이 몇 년간의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 제 가치를 찾아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환경이 좋았을 지 모른다. 그럼에도 시장이 자기 조절 기능을 발휘했던 것이다. 이제 시작된 조정도 그런 면으로 생각하면 된다. 주식시장에서는 환희의 순간이 있듯 참고 인내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두 주간 주가 하락을 가져온 본질적 요인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다. 따라서 주가가 조정해도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 외에 시장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기 때문인데, 이 부분이 해소되면 다시 정상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대략 고점에서 10% 안팎 떨어지는 수준이면 바닥을 만들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주가가 조정을 하는 동안 내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르고 주도주가 정해지면 상승이 끝날 때까지 주도주가 바뀌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도 보았듯이 처음 주도주였던 조선·기계 등은 주가가 하락세로 바뀔 때까지 시장을 선도했다. 주도주가 바뀌는 내적 변화는 조정을 겪으면서다.

연초 이후 주도주의 성격을 구분해 보면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포스코로 대변되는 이익안정주다. 이들이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바탕은 이익에 대한 재평가다. 2005년 종합주가지수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주가가 한 단계 올라간 뒤 올들어서는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프리미엄을 주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이 좋아했던 대상은 매년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이었는데, 포스코를 비롯해 신세계 등이 여기에 부합됐다.

두번째는 조선 업종 같이 향후 1~2년간 초유의 이익이 기대되는 주식들이다. 이는 전통적 개념에 맞게 예상되는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형태였다. 세번째는 신개념과 관련된 주식이다. 주로 중소형 주식들이 그 대상이었는데, 자원 개발같이 기대되는 성장성이 주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이번 조정 과정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주식은 성장성과 관련한 부류일 것이다. 앞의 신개념 관련주와 조선주 중 일부도 여기에 해당하는데, 성장성은 주가 등락에 따라 민감도가 커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움직이는 초기에는 현실화된 이익이나 가까운 시간 안에 예상되는 이익 만이 시장에 반영된다. 이 과정을 지나 주가가 더 올라갈 경우 불확실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주가에 탄력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후 시장이 하락세로 기울면 기대 부분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빠르게 하락한다. 이익이 안정적이어서 프리미엄을 받은 주식들은 하락이 크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이들에 대해 판단하는 잣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주도주와 성격이 전혀 다른 주식이 부상하는 것은 최소한 하락과 횡보 조정이 모두 끝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대상은 상승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이익의 뒷받침이 있는 종목이어야 한다. 단순히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는 미진하다.

현 주도주와 상반된 성격을 지닌 대상은 금융주와 정보기술(IT)주다. 금융주는 일정 수준 상승을 기록했지만, 정보기술주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종우 흐름읽기
이종우 흐름읽기
조정 이후 주도주로 금융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주가 상승과 금융자산 확대, 자본시장 육성 정책 등 다양한 재료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는 시장 이상의 상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정보기술주는 올들어 주가 오름 폭이 가장 작았다는 점 외에 별다른 매력을 찾을 수 없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 부분이 다시 주가의 발목을 잡는 과정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korea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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