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6만원대 안착…시총 6조7천억대 31위에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처음 상장된 삼성카드가 공모가보다 30% 가량 높은 주가를 형성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높은 공모 청약 경쟁률로 주목을 받은 삼성카드는 이날 6만220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5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장 후반 들어 낙폭을 회복해 시초가보다 1천원(1.61%) 내린 6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첫 거래 후 삼성카드의 시가총액은 6조7600억원대로 삼성물산에 이어 31위를 기록했다. 상장 전 증시 전문가들이 예상한 적정 주가 및 시가총액과 대체로 일치하는 수준이다.
홍진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 가치 등을 반영해 적정 주가를 6만2000원, 시가총액을 6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삼성카드의 신용카드 사업 규모는 향후 5년 이내에 18.8% 성장할 것”이라며 “대손충당금 부담 감소로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48.6% 늘어 403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엘지카드 학습효과 등으로 인해 인수·합병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것”이라며 삼성카드의 적정 주가를 6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업종 내 치열한 경쟁과 높은 실질연체율 등은 삼성카드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원열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카드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쟁이 치열한데다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삼성카드가 현재 10%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존 카드사들에 비해 부실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본을 기반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내는지를 가늠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를 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카드 상장으로 삼성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자산가치 역시 상승했다. 삼성카드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는 공모 당시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아 이미 150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값이 주당 2만1850원인 것을 고려하면 기존 주식 매각으로 약 818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주식 4339만주(41.2%)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날 종가를 반영해 계산한 보유가치는 2조6557억원에 이른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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