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코스피 지수
주가 또 깜짝할 새 1800 등정
거래일 기준 1500→1600 23일, 1700 13일, 1800 11일 걸려
증권사 예측도 돌파…“상승속도 너무 빠르다” 거품 논란 주가 1800 시대. 한국 증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과감하게 걷고 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1700을 돌파한 지 불과 18일(거래일 기준 11일) 만에 1800 등정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62포인트(1.95%) 오른 1806.8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7.50포인트(2.19%) 상승한 818.11로 마감돼, 2002년 4월22일 이후 5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속도 붙은 주가=최근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올해 3월6일 1400을 재돌파한 지수는 1500 고지를 점령하는 데 24거래일이 걸렸고, 1500대에서 1600대로 올라서는 데는 23거래일, 1600에서 1700을 돌파하는 데는 13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승 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해 근거 없는 상승은 아니지만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단기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다 풍부한 유동성이 가세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25.9%나 올랐고, 코스닥지수도 34.9%나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주가가 1700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주요 증권사들은 6월 주가 목표치를 최대한 올려잡아 1720선까지 제시했고, 1800은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6월이 가기도 전에 코스피지수는 이런 목표치를 달성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6월 하순 조정이 예상되고, 2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조정은 소폭, 단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품’ 논란=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지만, 현재 주가가 ‘거품’ 단계에 들어섰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주가가 기업 실적에 견줘 지나치게 고평가됐을 때 ‘거품’(버블)이 끼었다고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의 적정 수준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사용한다.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은 13.2배로, 미국(20배), 일본(22배), 중국(21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든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시장이 더 이상 디스카운트될 요인이 없고 시장이 한 단계 재평가되는 국면이어서 거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매우 좋은 시장이며, 유지 가능한 주가수익비율은 15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거품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증가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며, 고유가·저환율·금리상승 등의 불리한 경제여건으로 향후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하기 힘들다는 점을 든다. 또 주가수익비율이 한국 증시의 과거 평균 주가수익비율(14배)에 거의 근접해 거품 초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과)는 “과잉 유동성과 중국 특수 때문에 상승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은행과 일본·중국 등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어느 정도 올리느냐에 따라 판세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며 “고유가, 저환율 등 기업 실적에 악재로 작용하는 요인들을 무시하고 실적에 기반하지 않은 주가 상승은 거품”이라고 말했다.
빈기범 증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계량적 분석을 통해 코스피지수의 이론적 상한선을 조사한 결과, 현재 주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크게 호전되지 않는데도 3분기에 1850을 넘어서면 그때는 거품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증권사 예측도 돌파…“상승속도 너무 빠르다” 거품 논란 주가 1800 시대. 한국 증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과감하게 걷고 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1700을 돌파한 지 불과 18일(거래일 기준 11일) 만에 1800 등정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62포인트(1.95%) 오른 1806.8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7.50포인트(2.19%) 상승한 818.11로 마감돼, 2002년 4월22일 이후 5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속도 붙은 주가=최근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올해 3월6일 1400을 재돌파한 지수는 1500 고지를 점령하는 데 24거래일이 걸렸고, 1500대에서 1600대로 올라서는 데는 23거래일, 1600에서 1700을 돌파하는 데는 13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승 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해 근거 없는 상승은 아니지만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단기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다 풍부한 유동성이 가세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25.9%나 올랐고, 코스닥지수도 34.9%나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주가가 1700을 돌파했을 때만 해도, 주요 증권사들은 6월 주가 목표치를 최대한 올려잡아 1720선까지 제시했고, 1800은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6월이 가기도 전에 코스피지수는 이런 목표치를 달성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6월 하순 조정이 예상되고, 2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조정은 소폭, 단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품’ 논란=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지만, 현재 주가가 ‘거품’ 단계에 들어섰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주가가 기업 실적에 견줘 지나치게 고평가됐을 때 ‘거품’(버블)이 끼었다고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주가의 적정 수준 여부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사용한다.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은 13.2배로, 미국(20배), 일본(22배), 중국(21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든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시장이 더 이상 디스카운트될 요인이 없고 시장이 한 단계 재평가되는 국면이어서 거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매우 좋은 시장이며, 유지 가능한 주가수익비율은 15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숨가쁘게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는 코스피지수가 1800 고지를 넘어선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증시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1일 17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11거래일 만에 1806.88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로 마감됐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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