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시가총액 10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99조9천11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치는 정보기술(IT) 버블기인 1999년 12월28일 달성한 98조7천40억원으로 7년 반 만에 기존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전날 종가 기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97조6천390억원이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시총 100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미답의 100조원 진입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49포인트(2.28%) 오른 783.02로 마감, 2002년 5월 이후 5년 여 만에 처음 78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10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2,925.50(장중가)에 근접하려면 아직 요원하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7일 IT버블 붕괴 이후 최고점이었던 작년 1월 고점(760.73) 돌파 후 잠시 숨고르기를 거친 뒤 다시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의 급등은 전날 미국 증시의 상승으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호전된 데다, 최근 누적된 급등 부담 속에 트리플위칭데이(지수선물.옵션과 개별옵션만기일)까지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는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 대신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로 매기가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증시 전반의 상승 부담이 커진 데다 선물.옵션 만기 관련 위험 부담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대형주보다 중소형 개별종목을 선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코스닥시장이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바탕으로 내년 초까지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장기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전통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보다 테마나 재료 등 단기 재료에 의해 부침하는 투기성이 강한 시장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이 같은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과 기관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날만 해도 코스닥시장 정규장에서 개인은 7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열중했으나, 외국인은 518억원, 기관은 39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코스닥시장이 과거 투자심리와 수급 논리로 움직이던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실적과 모멘텀이 확실한 종목 위주로 가고 있다"며 "상승 주도 종목들의 대부분이 외국인과 기관이 관여한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2.4분기 이후 IT부품주들의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인 조정을 거치더라도 연말까지는 코스닥지수가 830선까지는 무난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그동안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이 덜 올랐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장의 기본적인 체력 보강과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테마주에서 실적가치주로의 중심이동 등 시장의 체질이 상승 흐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외 경기 회복에 따른 전방산업의 활황세와 맞물려 내년 초까지는 코스닥시장의 중기적인 상승 싸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그럴 경우 코스닥지수는 98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웅 곽세연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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