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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내 인생의 동반자 ‘라이프사이클 펀드’

등록 2007-06-12 19:45

 ‘라이프사이클 펀드’
‘라이프사이클 펀드’
나이 들수록 주식에서 채권으로 비중 이동
연금형은 세제혜택…노후대비 장기투자 적합
직장생활 2년차 김아무개(30)씨는 요즘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을 보는 재미로 산다. 2년 전 들어놓은 펀드가 30%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예찬론자가 된 김씨는 요즘 노후 대비 목돈 마련도 펀드로 할까 고민 중이다. 얼마 전 설정한 지 6년이 된 펀드가 50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는 기사를 보고, 장기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러나 막상 가입하려니 장애물이 적지 않다. 주식형에 몰아 넣자니 높은 수수료와 위험도가, 채권형으로 하자니 낮은 수익률이 걸린다. 그렇다고 2~3년마다 갈아타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적립식 펀드, 좀 길고 편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 투자자의 생애와 함께=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라면 ‘라이프사이클 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다.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생애주기에 따라 설계됐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용해야 한다는 투자의 정석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 펀드는 만기 시점만 정해 놓으면 펀드 안에서 주식비중이 자동조절되는 ‘목표시점청산형’과 연령대에 따라 여러 개의 펀드를 갈아타는 방식의 ‘펀드이동형’ 두 가지로 나뉜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라이프사이클 펀드’는 대표적인 목표시점청산형 상품이다. 만기시점은 2010년, 2015년, 2020년, 2025년, 2030년, 2035년 등으로 다양하게 정해져 있다. 가입기간 동안 주식투자비율은 자동적으로 감소한다. 예컨대 퇴직시점을 2025년으로 잡고 가입한 사람은 가입 이후 최초 3년간은 95%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지만, 그 비중은 3년마다 10%씩 줄어든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퇴직연금형 역시 목표시점청산형이지만, 초기부터 채권형이 60%로 설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주요 라이프사이클펀드 특징과 수익률
주요 라이프사이클펀드 특징과 수익률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 등의 상품은 투자자가 연령대에 맞춰 펀드를 갈아타는 방식이다. 삼성웰스플랜의 경우 주식비중이 다른 7개를 펀드를 연령별로 갈아탄다. 예컨대 30대는 가입 뒤 3년까지 주식편입 비중이 80%인 펀드로 유지한 뒤 점차 65%(이후 3년), 50%(2년),35%(2년)로 비중을 줄여 총 10년간 운용한다.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은 펀드이동형에 연금펀드를 결합한 상품이다. 연금형이기 때문에 연 300만원 범위의 소득공제와 연금 수령 때 세제우대 혜택이 있지만, 10년 이내에 중도해지를 하거나 55살 이전에 찾을 경우에는 그동안 수익에 대한 기타소득세 22%를 내고, 소득공제 받은 금액까지 돌려줘야 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전략부 과장은 “연령대에 적합하게 투자비중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라이프사이클 펀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 수수료 및 세금=라이프사이클 펀드는 가입기간이 길수록 수수료가 저렴해진다. 수수료가 비싼 주식형의 비중이 줄기 때문이다. 유형별 평균 신탁보수는 주식형이 2.43%, 주식혼합형이 1.95%, 채권혼합형이 1.50%, 채권형은 0.52%이다. 대신 채권 투자비중이 늘어나면 세금 부담은 커진다. 채권으로 얻은 이익에는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되는 탓이다.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장기간 투자를 하지만, 세금 부담이 있는 연금형을 제외하고는 환매기간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목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면 구입 뒤 90일 이후에는 수수료 없이 팔 수 있다. 이 펀드는 국외에서는 이미 대표적인 노후 대비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권순학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아직 우리 투자문화가 펀드의 단기적인 수익창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 장기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가면서 라이프사이클 펀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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