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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산은 드높지만 계곡은 깊지 않을듯

등록 2007-06-03 17:59

이종우의 흐름읽기
이종우의 흐름읽기
증시 20% 이상 오르면 어김없이 하락장세로
경제지표 무난…10%안팎 아름다운 조정 될듯
이종우의 흐름읽기

증권시장에서 새로운 상승 기록이 세워지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다. 주가가 인간 심리를 반영한다고 볼 때 신기록 수립은 그만큼 시장이 달궈졌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주식시장이 13주 연속 상승했고 상승률도 25%를 넘었다. 이전 국내 최장 상승 기록이 12주였으니까 신기록이 작성된 것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라고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면 이제는 시장의 향후 모습, 특히 하락에 대한 그림을 한번쯤 그려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2004년 이후 주식시장은 20% 정도 오른 뒤 쉬었다. 2005년같이 시장이 좋을 때도 25% 가량 오른 뒤 힘이 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알 수 있다. 상승률만 보면 현재 시장은 만개한 뒤 8~9일이 지난 꽃일 수 있다.

급등기 주가 동향
급등기 주가 동향

주가가 하락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까?

시장은 두 개의 하락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2004년과 2006년의 경우로, 고점 이후 20% 가량 떨어졌었다. 두 번째는 2005년같이 고점 대비 10% 내외, 기간도 2개월 이내에서 하락을 마무리하는 형태다. 이번에도 주가가 조정에 들어갈 경우 둘 중 한 형태가 될 텐데, 두 번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하려면 시장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어야 한다. 2004년을 예로 들어 보면 당시에 중국의 투자 증가율이 40%를 넘자 당국이 직접 나서 철강 등 일부 과열업종의 자금줄을 차단한 것이 원인이었다. 비정상적인 투자 증가를 막자는 목적이었는데, 이 부분이 강력한 긴축으로 확대 해석되면서 주가가 단기에 급락했다. 2006년의 경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수장이 그린스펀에서 버냉키로 바뀐 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깨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버냉키의 첫번째 연설 이후 상당 기간 금리 인하가 없다는 실망감이 작용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표면적인 이유 외에 내면적인 불안 요인이 있었다는 점이다. 2004년은 하락 전에 시장이 11개월에 걸쳐 83%나 상승했다.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주가가 한번 삐끗하면 빠르고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2006년은 경기 둔화가 원인이었다. 2004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회복세가 2006년 초부터 둔화되어 시장의 토대가 부실했었다.


현재는 경제가 악화되는 것도 아니고, 주가가 부담이 될 정도로 오른 것도 아니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 안에 주가가 상승을 멈춘다고 해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조정은 없을 것이다. 큰 폭의 주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면 향후 그림은 10% 내외에서 조정을 마무리하는 일반적인 형태로 봐야 한다.

현재 시장은 주가가 석달 동안 상당히 상승했다는 점 외에 특별히 문제될 부분이 없다. 국내 경제는 1/4분기 중 산업활동 동향을 비롯한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 역시 미국의 성장률 둔화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세계 경제 역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록 미국의 1/4분기 성장률이 1.3%까지 떨어졌지만 연착륙 기대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유일한 불안 요인인 중국의 긴축 가능성도 자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급격한 정책 전환을 해야 할 정도가 아니다. 잘나가는 경제의 ‘판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많기 때문에 급격한 정책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없다.

언제 어느 때든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경제에 많은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지만 그 정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약하다.

주식시장에서 상승과 조정은 자연스런 일이다. 주가가 연속 상승하고, 특히 상승이 신고점을 경신하는 처녀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주가가 조정을 해도 큰 폭이 아니라면, 하락 가능성에 너무 연연해하기보다 그 이후를 생각하면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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