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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섣부른 예측 말고 자산배분 원칙 먼저

등록 2007-05-30 22:26수정 2007-05-30 22:33

펀드 이야기
펀드 이야기
주식·채권 비율 정한 뒤 상품 선택을
‘장기 적립식 투자’에선 7:3이 합리적
[민주영의 펀드 이야기]

“처음으로 주식펀드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어느 정도를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회 초년생인데 얼마나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적당한 지 궁금합니다.”

투자자들과 만나다 보면 투자가 지나치게 채권에 몰려 있거나 또는 지나치게 주식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주식과 채권 자산으로 적절하게 나눠져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는 투자 상품을 선택하기에 앞서 전체 자산 중 어느 정도씩을 주식이나 채권에 각각 투자할 것인가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자마자 요즘 뜨는 상품이 무엇인지, 어떤 투자수단이 유망한지부터 급하게 따지고 들다 보니 균형된 자산배분은 애초부터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10~20년 장기적 시각에서 내다볼 때 자신의 자산이 어느 정도 증가하느냐는 특정 금융 상품 선택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전체 자산 중 주식이나 채권에 각각 어느 정도 비중으로 투자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주식투자 비중은 어떻게 결정할까?

일반적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 위험성향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러 금융회사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간단한 설문지나 질문으로 위험성향을 측정하고, 위험성향별로 정해져 있는 비중만큼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마치 옛날 다방에서 동전을 넣으면 그날의 운세가 나오는 기계처럼 간단하게 투자비중을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단 한번의 설문조사로 위험성향을 정확하게 측정했다고 보기 어렵다. 투자자의 심리나 당시 상황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미래의 주가를 예측해 투자하는 방법이다.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주식투자 비중을 잔뜩 늘리고 주가가 떨어질 것 같으면 주식 비중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예상이 맞았을 때는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가장 위험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주가의 움직임은 제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항상 맞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몇 차례 예측이 맞아서 높은 수익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한 번 빗나가게 되면 모든 자산을 잃게 되는 것이 투자의 세계인 만큼 반드시 피해야 할 방법이다.

셋째, 자산배분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형 자산관리 기법인 재무설계에서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노후 대비 자금 마련과 같이 10년 이상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경우 주식투자 비중은 어떻게 결정할까? 연금투자는 10년 이상 장기간 투자한다는 점과 소액으로 적립식 투자 방법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목돈투자와는 다르다. 이는 적립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결정한다. 적립식으로 10년 이상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을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과거 수익률을 이용하는 추세 분석 방법, 여러 가지 미래의 상황을 결합시키는 시나리오 분석 방법,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적인 예측치를 사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재무설계사(FP)와 같은 전문가들은 ‘리스크 프리미엄’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다시 말해서 고위험 자산은 저위험 자산보다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야 한다는 점을 이용한다. 미국에서 대형 우량주를 가지고 산출하는 S&P500지수는 지난 30년간 연평균 12%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다. 우리나라 주식 역시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위험 프리미엄을 모두 고려할 때 연평균 10%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런데 채권의 경우에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상당히 낮은 성과에 머물게 된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우리나라 채권펀드는 매우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진 국공채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투자하는 특성이 있다. 결국 채권펀드는 연간 5%의 수익률이 났다고 하지만 적립식으로 투자할 경우 2.5% 전후의 수익률을 얻게 된다. 결론적으로 주식펀드에서 연간 10%, 채권펀드에서 연간 3%를 기대한다고 할 때 매년 8%의 기대수익률을 연금투자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식펀드에 약 70%, 채권펀드에 나머지 30%를 투자하면 된다.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은 주가를 함부로 예측하거나 위험성향을 측정해서 결정하는 방법보다 투자자의 재무 목표에 따른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해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가까운 재무설계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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