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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동일한 테마펀드도 속살은 서로 달라

등록 2007-05-27 22:03

인프라 자원개발펀드 유형별 수익과 위험 분포도
인프라 자원개발펀드 유형별 수익과 위험 분포도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맥쿼리인프라·베트남 유전펀드는 수비형
관련 업종 사들이는 국외주식형은 공격적

직장 여성 최혜영(31)씨는 요즘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외 증시를 바라보며 화장실에서 소리없이 웃다가도 문득 불안감이 들곤 한다.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나 거품 경고가 만만찮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가 보유하고 있는 펀드는 국내 주식형과 중국 펀드로 둘 다 ‘고위험 고수익형’이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애인도 ‘성장형’(전문직)에서 ‘안정형’(공무원)으로 갈아치울 만큼 신중해진 최씨다. 갈아탈 만한 안정적인 펀드는 없는지 펀드 전문사이트를 들락거려 봤지만 남자 고르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전체 펀드만 9천개에 육박하고 자고 나면 새 상품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그러던 중 최씨는 특정 테마나 업종에 투자한다는 이색 펀드들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인프라 펀드라고 다 같나=투자위험을 낮추기 위해 예전엔 주식과 채권을 함께 편입한 혼합형에 주로 가입했지만 지금은 펀드의 투자 지평이 확대되면서 주식 이외의 테마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증시 움직임과 상관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대안 펀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최씨는 일단 안정적인 배당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프라펀드와 증시에서 한바탕 광풍을 몰고 온 자원개발 테마와 관련된 펀드를 찍었다. 하지만 최씨는 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맘에 드는 ‘직업’(테마)의 ‘남자’(펀드)를 찜했지만 그 속내(유형)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내 인프라펀드는 도로, 교량,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을 운영하는 회사에 지분투자나 대출을 해준 뒤 배당과 이자수익을 받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Build-Transfer-Operation)으로 운용된다. 증시에 상장돼 있는 맥쿼리인프라펀드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15개 자산에 투자해 통행료 징수권을 보장받고 있다. 지난해 주당 420원을 배당했으며 올해는 440원의 배당을 예상하고 있다. 주가는 1년 2개월여 만에 15% 올라 시세차익도 쏠쏠하다. 운용사인 맥쿼리신한인프라는 “통행량 증가와 인플레에 연동한 수입구조로 배당수익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국외 인프라펀드는 인프라 관련 업종의 주식에 집중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형태다. 미래에셋이나 CJ자산운용의 펀드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혜주에 투자하는데 중국·인도의 비중이 높다. 맥쿼리IMM의 글로벌인프라펀드는 주식형이 아닌 재간접형으로, 인프라 자산을 운용하는 뮤추얼펀드 편입비율이 높고 오스트레일리아·미국·유럽 등에 많이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가 채권에 가까운 안정형을 원한다면 증시에서 맥쿼리인프라를 사면 되고 적극적으로 수익을 노린다면 주식형 인프라펀드에 가입하는 게 알맞다.

자원개발펀드도 수익구조 제각각=자원개발펀드도 유전이나 채광 등의 지분에 직접 투자하는 실물 펀드와 광물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뉜다. 실물 펀드는 ‘탐사→개발→생산’ 중 어느 한 단계에 투자하는 프로젝트형이다. 한국석유공사 주도로 지난해말 국내 첫 자원개발 실물펀드인 베트남 유전펀드가 나왔다. 베트남 15-1 광구의 4개 유전 중 한 곳에 투자했다. 이미 2003년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한 곳으로 당연히 탐사나 개발 단계의 유전에 비해 안정적이다. 유가와 환율변동 위험을 헤지시켜 원유값 추이에 따라 연 7.0~8.5%의 구간 수익률을 제시했다. 투자금액 3억원 한도 내에서 2008년까지 배당소득이 비과세된다.


국외 자원개발펀드는 주로 천연자원이나 귀금속 등에 관련된 업종의 주식을 사들인다. 메릴린치의 월드마이닝펀드는 올들어 수익률이 27%로 실물 펀드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상장된 유전개발펀드나 곧 나올 광물니켈펀드에 투자하고, 위험을 감수하겠다면 국외 광물 관련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테마펀드는 대부분 초기 단계로 정확한 성격 파악이 힘들고 비교할 수 있는 대표지수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결과는 예상치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증권 박승훈 애널리스트는 “테마펀드는 기존 주식형 펀드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분산투자 관점에서 보완재로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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