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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시 조정 움직임…저가 매수기회 전망

등록 2007-05-25 11:50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주식시장이 미국, 중국 등 해외 증시의 하락 분위기 속에 약세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쉼 없는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감안할 때 '기다리던 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증시의 여건은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데다 해외 증시가 예고됐던 조정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조정의 기간과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버블 우려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시장의 추세를 먼저 확인한 뒤 대응하는 신중한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문이다.

25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8.20포인트(0.50%) 하락한 1,638.31을, 코스닥지수는 0.70포인트(0.10%) 내린 716.08을 기록하고 있다.

▲ 기다리던 조정 오나 =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은 1개월여 전부터 증시 주변에서 제기됐던 것으로, 조정이 발생할 경우 가격조정과 기간조정이 동시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조정폭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조정을 받을 만한 이유가 있을 때 이를 무시하고 올라왔던 증시가 사실상 뚜렷한 이유 없이 가격 부담이나 버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만으로 하락하고 있어 조정 분위기가 오히려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해외시장이 예고됐던 조정에 빌미를 제공해 줬다"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당분간 속도조절 차원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락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주가가 많이 올라온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 외에 새로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 1차 지지선은 코스피 1,600 = 시장 전문가들은 조정이 발생할 경우 1차적으로 코스피지수 1,600선의 지지력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이탈할 경우 1,550선 부근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재훈 부장은 "조정의 폭과 기간은 미국과 중국 증시 상황, 그리고 조선, 기계, 철강 등 기존 주도주들의 체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코스피지수 1,600선의 지지 여부가 관건이며 1,600선이 흔들릴 경우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개인 매물이 늘어나면서 1,550선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현철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세와 기업실적 턴어라운드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강세장이란 근본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며 "통상 강세장에서의 조정은 고점 대비 5% 정도면 충분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기준으로는 80포인트 정도면 가격 면에서 매수권에 재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의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590선 수준에서 1차적인 조정폭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해외 증시의 조정폭이 커질 경우 추가로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 "주식 줄이고 매수 기회 노려야" = 이런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에 대해 이중적인 대응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의 일부 차익실현을 통해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지만, 현금 보유자들에게는 시장의 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매수 타이밍을 잘 선택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매수 시기는 지지선을 확인한 뒤로 늦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재훈 부장은 "조정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가가 오를 때 주식 비중을 일부 줄이되, 매수 시기는 1,600선 지지 여부를 확인한 뒤로 늦출 필요가 있다"며 "시장을 앞서 가기보다는 추세를 확인하며 뒤따라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이번 조정은 그 동안 주가가 쉬지 않고 오르는 바람에 주식 매수 타이밍을 놓쳤던 투자자들에게는 시장 진입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성급히 덤비는 것보다는 지지선을 확인한 뒤 상승 추세에 있는 종목 중 사고 싶었던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권고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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