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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그린스펀 “중국 증시 활황 지속 어렵다”

등록 2007-05-24 19:26수정 2007-05-25 02:28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거품 경고…미국·아시아 증시 출렁
국내 주가 영향 크지 않을 듯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이 거침없이 질주하는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를 경고하고 나서면서 세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23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위성 국제회의 연설에서 “중국 증시의 활황이 명백하게 지속될 수 없다”며 “어느 순간에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국제 금융 시스템이 탄력적이어서 시스템 전반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지만, 예컨대 중국과 같은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증시의 위축이 중국인들의 부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세계 경제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자산 가격이 일정한 수준까지 상당히 내려가겠지만 고용이나 실물경제 수준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는 그린스펀 전 의장의 발언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11%, -0.42% 하락했다. 이어 24일 오전 장에서도 두 지수는 각각 -0.1%와 -1% 가량씩 떨어지는 등 이틀째 약세를 면치 못했다.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보다 0.54% 내려 4151.13을 기록했고, 외국인들이 투자하는 상하이B지수는 7.97%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0.05%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SE)100지수도 한때 0.8% 넘게 하락하는 등 하루 종일 약세를 보였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국내 전문가들도 중국 증시가 거품을 키워가고 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006년 이후 중국 증시의 상승 속도는 98년 10월 이후 나스닥 버블이나 일본의 버블 당시 주가 상승 속도를 앞설 정도”라며 “중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은 높지만 대형 버블이 터지기 직전 상황이라기보다는 대형 버블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는 통화 강세, 저금리, 무역수지 흑자, 투자자들의 광기 등 거품이 형성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거품이 언제 터질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데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또 당국의 과열 경고와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려드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는 갈 데까지 간 뒤에야 파국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그 어떤 경고나 우려에도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주가가 10% 이상 떨어지더라도 국내 주가는 6~7% 내려가는 정도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 주가가 중국이라는 변수 하나에만 움직이지 않는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양선아 이본영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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