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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리츠 대통령’ 기록 세우며 명예퇴장
막판 배당락 혼선 ‘반토막-두배’ 희비

등록 2007-05-13 22:42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리츠 대통령’ 코크렙1호가 5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10일 투자자들의 기립박수 속에 여의도를 떠났다. 리츠 사상 최고인 215%(5년 누적)의 배당수익을 주주들에 안겨주며 상장폐지된 것이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코크렙1호도 임기 말인 지난 3월 배당금을 둘러싼 혼선으로 격렬한 매매 공방에 시달렸는데 결과는 대박과 쪽박의 양극화로 나타났다.

한화빌딩이 고수익 해결사=리츠(부동산투자회사)는 주로 기업의 업무용 빌딩을 사들인 뒤 임대료를 받아 주주에게 연 2회 배당해주는 상품이다. 코크렙1호는 지난해까지 9차례 배당을 실시했는데 연평균 배당률은 11.55%였다.

올 들어선 리츠 만기를 앞두고 보유 부동산 매각에 들어가면서 대박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2002년에 사들인 기업 구조조정용 빌딩 3개의 값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여의도 대한빌딩과 동교동 대아빌딩은 취득가액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팔았다. 대미는 청계산이 아닌 청계천 후광을 업은 장교동 한화빌딩이 장식했다. 사들인 가격은 1848억원이었는데 3500억원을 받고 한화 쪽에 되팔았다. 올 3월 결산기에 주당 8170원이라는 경이적인 배당을 하는 데 해결사 노릇을 했다. 코크렙1호의 주가도 3월21일 1만2600원까지 올라 상장된 지 4년 10개월 만에 공모가 대비 152% 상승했다.

코크렙 1호 배당기준일 전후 주가
코크렙 1호 배당기준일 전후 주가
희비 엇갈린 운명의 날=지난 3월22일 코크렙1호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꼬꾸라지며 순식간에 3만주 가까운 거래량이 터졌다. 이때 ‘한심해’씨는 웬떡이냐 싶어 하한가에 쓸어담았다. 반면 ‘기민해’씨는 아니다 싶어 가까스로 팔았다. 누구의 동물적 감각이 옳았을까?

이후 코크렙은 5일 연속 하한가를 맞고 액면가인 5000원 밑으로 떨어지고서야 정상적 거래를 회복했다.(그래프 참조) 원래 코크렙1호의 마지막 10기 결산일이자 배당 기준일은 3월31일이었다. 그런데 회사는 3월 초 주총을 열어 회계기간을 3월24일까지로 단축하고 따로 제11 결산기를 신설했다. 코크렙 자산관리 회사인 코람코는 “청산기에 들어가면 종료될 때까지 배당금을 줄 수 없게 돼 있어 매각차익의 조기 배당을 위해 회계기간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매각차익의 배당 기준일이 3월24일로 당겨짐에 따라 3영업일 전인 21일까지 주식을 갖고 있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22일부터는 주식을 사도 배당 받을 권리가 없고 11기 중에 자본금(주당 액면가 5000원)만 돌려받는다. 따라서 주가는 무조건 5000원 이하로 떨어져야 맞다. 한심해씨는 이걸 놓쳤다. 22일 하한가인 1만750원에 사들인 투자자들은 주당 5750원(5000-10750)을 날렸다. 수익률 -54%. 기민해씨는 이걸 역이용했다. 기씨는 배당은 받고 배당락은 거의 피하게 돼 거꾸로 주당 5750원(10750-5000)의 보너스를 챙겼다. 추가 수익률 +115%.

대박 해프닝 재현될까=이런 사태의 기술적 원인은 이론적 배당락이 주가의 하루 가격제한폭인 15%를 훨씬 넘어버렸다는 데 있다. 22일 하락 최대치 1890원은 배당락 7600원(12600-5000)을 한번에 반영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코람코 자산관리1팀 조창환 차장은 “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해 매매정지 등의 방안을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의했지만 법규상 불가능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청산된 리츠들의 배당락은 몇백원에 불과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않았다. 하지만 앞으론 다르다. 내년 청산 예정인 코크렙3호, 리얼티1호, 맥쿼리센트럴은 매각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 주가가 7000~9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코크렙1호에 대한 학습효과로 배당락 해프닝에 따른 대박신화는 반복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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