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1600 선을 돌파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통해 최근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주가 1600시대 더 달릴까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경기회복세가 ‘쌍끌이’
개인 거래대금 비중 60%…조정 땐 골 깊을 듯
달리는 말 올라탈까? “한박자 늦추는 게 현명” 증시가 단기간에 후끈 달아오르면서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른데다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과열된 상태여서 작은 충격에도 조정 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아직도 추가 상승을 점치는 쪽이 주류다. 근거는 △국내외 경기 회복 국면 △3월 주가 조정에 따른 가격 부담 완화 △세계 증시의 동반 강세 등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양호하고 3월에 이미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급등 부담 또한 덜하고, 1분기 기업 실적과 경제 성장률도 나쁘지 않다”며 “바닥에서 최소한 20% 오른다고 볼 때 1650까지는 전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국내 경기 회복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경제연구소들은 ‘경기 저점 통과’에 무게를 두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올려잡고 있다. 세계 증시도 연일 강세를 이어간다. 중국 증시는 9일 처음으로 4000 선을 넘었고, 미국 증시도 1만3300 선을 넘어 역사적 고점을 다시 썼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연착륙 성공, 신흥시장의 투자 매력 유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 등은 향후 증시의 상승 전망을 점치게 하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증시 격언을 떠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너무 빨리 많이 오른 만큼 작은 조정의 기미가 보여도 크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0일 1499.16을 기록한 뒤 100포인트가 오르기까지 정확히 한달밖에 안 걸릴 만큼 주가 상승 기울기가 가파르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도 위험 신호로 꼽힌다. 이달 초 미수거래가 금지되자 개인들이 새로운 신용융자로 몰리면서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월 40% 수준에서 최근 60%까지 확대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 증시 역사상 딱 한 차례 있었던 10주 연속 상승이 이번에도 벌어졌는데, 개인들이 가세하면서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자금이 늘어나면서 투기장으로 가는 모양새가 관측되는데, 변동성이 커진 터라 조정의 계기가 생기면 하락 폭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중국과 미국 경제는 여전히 시장의 악재로 남아 있다. 중국의 경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가 증시 거품을 우려한 데 이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신식중심’도 “거시경제가 과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권고하고 나섰다. 9일 금리를 동결한 미국은 당분간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선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 금리가 인하되고 이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져 증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이 엔화 약세로 지연되고 있으나,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조만간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가 겹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금은 추가 상승에 대한 성급한 기대와 섣부른 투자보다는 한걸음 물러나 냉철한 자세를 다잡아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바로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매수 타이밍을 한 박자 늦추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지금 시장은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양선아 기자 nowhere@hani.co.kr
개인 거래대금 비중 60%…조정 땐 골 깊을 듯
달리는 말 올라탈까? “한박자 늦추는 게 현명” 증시가 단기간에 후끈 달아오르면서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른데다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과열된 상태여서 작은 충격에도 조정 폭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아직도 추가 상승을 점치는 쪽이 주류다. 근거는 △국내외 경기 회복 국면 △3월 주가 조정에 따른 가격 부담 완화 △세계 증시의 동반 강세 등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양호하고 3월에 이미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급등 부담 또한 덜하고, 1분기 기업 실적과 경제 성장률도 나쁘지 않다”며 “바닥에서 최소한 20% 오른다고 볼 때 1650까지는 전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국내 경기 회복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경제연구소들은 ‘경기 저점 통과’에 무게를 두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올려잡고 있다. 세계 증시도 연일 강세를 이어간다. 중국 증시는 9일 처음으로 4000 선을 넘었고, 미국 증시도 1만3300 선을 넘어 역사적 고점을 다시 썼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연착륙 성공, 신흥시장의 투자 매력 유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 등은 향후 증시의 상승 전망을 점치게 하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증시 격언을 떠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너무 빨리 많이 오른 만큼 작은 조정의 기미가 보여도 크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0일 1499.16을 기록한 뒤 100포인트가 오르기까지 정확히 한달밖에 안 걸릴 만큼 주가 상승 기울기가 가파르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도 위험 신호로 꼽힌다. 이달 초 미수거래가 금지되자 개인들이 새로운 신용융자로 몰리면서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월 40% 수준에서 최근 60%까지 확대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 증시 역사상 딱 한 차례 있었던 10주 연속 상승이 이번에도 벌어졌는데, 개인들이 가세하면서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자금이 늘어나면서 투기장으로 가는 모양새가 관측되는데, 변동성이 커진 터라 조정의 계기가 생기면 하락 폭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중국과 미국 경제는 여전히 시장의 악재로 남아 있다. 중국의 경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가 증시 거품을 우려한 데 이어,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신식중심’도 “거시경제가 과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권고하고 나섰다. 9일 금리를 동결한 미국은 당분간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선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 금리가 인하되고 이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져 증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이 엔화 약세로 지연되고 있으나,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조만간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가 겹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금은 추가 상승에 대한 성급한 기대와 섣부른 투자보다는 한걸음 물러나 냉철한 자세를 다잡아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바로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매수 타이밍을 한 박자 늦추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지금 시장은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양선아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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