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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주가 1600시대…펀드 투자자의 선택은?

등록 2007-05-10 12:03

코스피지수가 장중 1,600선을 돌파함에 따라 주식형펀드 투자자의 환매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러나 올 들어 두드러진 펀드 환매 현상은 정점을 지났다며 증시가 조정을 거쳐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할 때 펀드 자금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인 뒤 재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자금을 추가로 투자할 때는 아니지만 환매에 나설 필요 없이 수익률을 관리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라고 조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점 우려를 느끼는 단기 투자자의 경우 일부 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좋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올해 국내주식형 환매 3조 육박 =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한 가운데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지속적으로 빠져나갔다.

1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은 지난해 말 40조8천544억원에서 지난 8일 현재 38조584억원으로 2조7천960억원 이탈했다.

순수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1월 말 42조7천783억원까지 늘어났다가 투자자들의 환매가 몰리면서 4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올 들어 환매가 집중된 것은 증시가 일부 특정 종목들 중심으로 상승세를 펼쳐 인덱스를 추종한 대다수 펀드들이 지수 상승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지수 1,400~1500선에서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고점 우려가 커지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뒤늦게 가입한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치자 '차라리 직접 투자에 나서자'라는 생각으로 환매에 나섰고, 가입한 지 3년 정도된 이른바 장기 투자자들은 '이쯤에서 성과를 찾자'라는 인식으로 짭짤한 수익을 실현했다는 것.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2004년 혹은 2005년부터 운용하기 시작한 펀드들이 연 30~4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말 연초에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지수 1,400~1,500선에서 주로 환매했다"며 "전체적으로 펀드 환매는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지속적으로 이탈 현상을 보이는 국내 순수 주식형펀드와는 달리 해외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펀드 자금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말 5조6천916억원이던 해외펀드 자금은 지난 8일 기준 13조9천322억원으로, 4개월 보름도 안돼 2.5배 가까이 불어났다.

◇ 환매 정점 지나.. 조정 거쳐 자금유입 기대 =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 고조로 촉발된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현상은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순수 주식형펀드 자금 환매 규모도 4월말까지는 하루 평균 1천억~2천억원에 달했으나 이달 들어선 하루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지난 3일에는 오히려 1천4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김영민 SH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지수 1,500선 안팎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에 환매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선 환매 부담이 한층 작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 집행 시기를 놓친 일부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증시가 5~6월 중 조정을 나타내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이 경우 증시는 조정을 거쳐 재상승할 가능성이 큰 만큼 환매 압박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동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수 1,400~1,500선에선 고점 인식으로 자금이 빠져나갔으나 지수가 1,500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이어가자 추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확산된 반면 여전히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여력이 많다"며 "펀드 자금흐름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펀드 판매 열풍으로 인한 해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가속화하면 국내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펀드의 환매와 해외펀드로의 자금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투자기간이 3년 내외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충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유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 펀드매니저는 "장기 투자자는 차익실현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으나 자금 수요가 있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단기 위주의 투자자들은 일부 환매를 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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