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향방 자신 없을 땐 ‘부분환매’를
수익내고 투자도 계속…돈찾는 시점이 더 중요
시황 따라 ‘넣고 빼기’ 반복하면 되레 자충수
시황 따라 ‘넣고 빼기’ 반복하면 되레 자충수
[이상건의 펀드 이야기]
적립식 펀드 만기 돌아왔는데
#질문=2004년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만기가 돌아왔습니다.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 주식시장이 1500을 돌파해 사상 최고점에 왔는데, 여기서 수익을 실현하고 다시 떨어진 뒤 가입하는 게 좋은지도 알고 싶습니다. 2004년 인기리에 판매된 적립식 펀드의 만기일이 잇따라 돌아오고 있다. 주가지수가 1500을 돌파하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매를 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그 답을 얻자면 먼저 적립식 투자의 원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립식 펀드는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투자 방법이다. 투자 방법이기 때문에 만기란 사실상 의미가 없다. 매월 일정액을 일정 시기에 투자함으로써 주가가 쌀 때는 많이 사고 비쌀 때는 조금 사서, 결국에는 평균 가격에 사는 방법이다. 그래서 적립식 투자법은 다른 말로는 ‘평균 단가 분할 매입법’이라고도 한다. 사실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적립식 투자가 아니라 바닥에 사서 꼭대기에 파는 것이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정확히 바닥과 최고점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 샌퍼드 번스타인 앤 컴퍼니의 연구 결과를 보면, 1926년부터 1993년까지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 동안 평균 수익률은 11%였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은 1926년부터 1993년까지 전체 기간의 7%에 불과한 짧은 기간이었다. 이 60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93% 기간의 수익률은 평균 0.01%에 불과했다. 수익을 내주는 7%의 기간을 누가 정확히 맞힐 수 있단 말인가. 적립식 투자법에는 인간은 시장 흐름을 맞힐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래서 가입 시점보다는 돈을 찾는 시점에 초점을 맞춘다. 내가 산 평균 가격보다 시세가 높은 시점에만 팔면 돈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수익이 났을 경우다. 이런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환매를 했는데, 주가가 더 오르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라면 추가 수익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그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수익을 실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펀드 전체를 환매하지 말고 부분 환매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 펀드는 예·적금 상품과 달리 부분 환매가 가능하다. 부분 환매를 이용하면, 적정 수익을 실현하면서도 계속 투자를 해 나갈 수 있다. 가장 좋은 경우는 시장 상황에 신경 쓰지 말고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주식형 펀드를 바라봐야 한다.
시황에 따른 위험성을 알려주는 의미 있는 사례가 하나 있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펀드매니저로 불리는 피터 린치는 13년간 마젤란펀드를 운용하면서 손님의 돈을 27배로 불려 주었다. 단 한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런데 린치에게 투자했던 손님의 절반은 돈을 잃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은 투자자들이 시황에 따라 펀드에 가입했다 환매했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펀드라 하더라도 넣고 빼기를 거듭하는 투자자들이 가져갈 것은 초라한 수익이거나 손실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속담에 ‘목욕물 버리려다 아기까지 버릴라’라는 것이 있다. 자그마한 수익을 취하려다 더 큰 수익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lsggg@miraeasset.com
#질문=2004년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만기가 돌아왔습니다.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 주식시장이 1500을 돌파해 사상 최고점에 왔는데, 여기서 수익을 실현하고 다시 떨어진 뒤 가입하는 게 좋은지도 알고 싶습니다. 2004년 인기리에 판매된 적립식 펀드의 만기일이 잇따라 돌아오고 있다. 주가지수가 1500을 돌파하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매를 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그 답을 얻자면 먼저 적립식 투자의 원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립식 펀드는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투자 방법이다. 투자 방법이기 때문에 만기란 사실상 의미가 없다. 매월 일정액을 일정 시기에 투자함으로써 주가가 쌀 때는 많이 사고 비쌀 때는 조금 사서, 결국에는 평균 가격에 사는 방법이다. 그래서 적립식 투자법은 다른 말로는 ‘평균 단가 분할 매입법’이라고도 한다. 사실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적립식 투자가 아니라 바닥에 사서 꼭대기에 파는 것이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정확히 바닥과 최고점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 샌퍼드 번스타인 앤 컴퍼니의 연구 결과를 보면, 1926년부터 1993년까지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 동안 평균 수익률은 11%였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60개월은 1926년부터 1993년까지 전체 기간의 7%에 불과한 짧은 기간이었다. 이 60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93% 기간의 수익률은 평균 0.01%에 불과했다. 수익을 내주는 7%의 기간을 누가 정확히 맞힐 수 있단 말인가. 적립식 투자법에는 인간은 시장 흐름을 맞힐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래서 가입 시점보다는 돈을 찾는 시점에 초점을 맞춘다. 내가 산 평균 가격보다 시세가 높은 시점에만 팔면 돈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수익이 났을 경우다. 이런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환매를 했는데, 주가가 더 오르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라면 추가 수익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그럼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수익을 실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펀드 전체를 환매하지 말고 부분 환매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 펀드는 예·적금 상품과 달리 부분 환매가 가능하다. 부분 환매를 이용하면, 적정 수익을 실현하면서도 계속 투자를 해 나갈 수 있다. 가장 좋은 경우는 시장 상황에 신경 쓰지 말고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주식형 펀드를 바라봐야 한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lsggg@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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