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급등 덕 2조3480억…‘형’ 몽구 회장 2위로 처져
정몽준 의원(무소속)이 현대중공업의 주가 약진에 힘입어 형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제치고 상장사 주식 부자 1위에 올랐다.
8일 증권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참고해 정 의원의 상장주식 평가금액을 집계해보니 무려 2조348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정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전날보다 2만5000원(9.58%) 오른 28만6천원에 마감한데 따른 것이다. 정 의원은 정 회장(2조833억원)을 2647억원 차이로 앞섰다.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821만5주(전체 지분의 10.8%)의 평가 금액은 지난 2년4개월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날 1분기 ‘깜짝 실적’에 힘입어 급등세를 탔다. 전용범 대신증권 연구원은 “7일 발표된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게 나왔을 뿐만 아니라 현재 선박 값이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주가가 두 배로 뛰어올랐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를 35만원선까지 높여 잡는 등 추가 상승을 점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대중공업이 진출하려고 하는 환경 사업과 해양플랜트 사업 등의 전망도 밝기 때문에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정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주가 하락 영향으로 2005년 말에 비해 6075억원이 줄었다.
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보유 주식 가치가 1조8799억원으로, 오빠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최대 여성 부호인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신세계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2005년 말 대비 5888억원 늘었다. 이건희 회장은 1조7174억원으로 같은 기간 2120억원 감소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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