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흐름읽기
이종우의 흐름읽기
모든 투자자의 한결같은 꿈은 다름 아닌 열 배 오르는 주식을 사는 것이다. 일명 ‘텐 베거’(Ten Bagger) 라고 하는데, 주식 투자에서 10배 수익을 내는 것이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10개 치는 것만큼 어렵다는 뜻에서 이런 별칭이 붙었다. 열 배가 오르는 주식은 크게 두 부류다.
첫째는 ‘턴 어라운드’(Turn-around) 주식이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어떤 회사가 부도 직전까지 몰렸다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큰 배가 서서히 돌아서듯이 환골탈태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예를 들어보자. 삼성테크윈의 옛 이름은 삼성항공이었다. 이름 만으로는 항공기같이 거창한 것을 만들 것 같지만, 주로 카메라를 생산한다. 과거 이 업체는 기업 내용이 부실해 삼성그룹 주식 가운데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던 몇 안 되는 곳이었다. 변화는 2001년에 시작됐다. 당시 보급이 시작되던 디지털카메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데다, 방위산업 등 기존 사업의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5년 만에 13배 가까이 상승했다.
턴 어라운드 기업을 고르기 위해서는 우선 일간지 증권면에서 신저가를 갱신하는 기업의 리스트를 확보해야 한다. 이들 중 현재 바닥에 근접한 산업에 속하면서 사이클을 타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적·물적 구조조정도 턴어라운드를 시도하는 징후로 볼 수 있다. 경영진 개편이나 공장 통합, 대규모 비용 삭감 등을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다운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자세를 보일 경우 시작은 한 셈이다. 이런 변화를 통해 이익이 성공적으로 확보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면 주가는 몇 년에 걸쳐 꾸준히 상승한다.
두 번째는 성장 단계에 있는 주식이다. 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예를 보자. 2년 전 상장할 때 2만원대 초반에 불과하던 주가가 최근 18만원까지 치솟았다. 오프라인 학원과 달리 ‘온라인 강의’라는 콘셉트로 접근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새로운 개념의 기업인만큼 이익이 얼마까지 증가할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것도 주가 상승의 원인이다. 교육이라면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가정 해체까지 마다하지 않는 한국인의 열성을 생각한다면 교육 관련주 가운데 1등 기업의 주가가 10배 정도 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성장을 통해 주가가 10배 상승하기 위해서는 만드는 제품이 한 시대의 문화 아이콘에 부합해야 한다. 메가스터디도 교육이라는 한국 사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아이콘을 갖고 있다. 생산품이 실생활과 밀접해야만 주가가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교육 관련 부문 외에 앞으로 ‘텐 베거’가 될 수 있는 몇 개의 후보군을 꼽아 보면, 노령화와 관련된 주식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건강관리 회사처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업이 상장된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주식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지금은 2000년 당시 인터넷 관련 기업이 난립했던 것을 방불케 할 만큼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흩어져 있어 혼란스럽지만, 시간이 지나 판이 정리되면 제대로 실력을 갖춘 회사를 중심으로 주가가 재편될 전망이다.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다르다. 좋은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고 세계 시장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다. 그렇지만 이 기업의 주가가 과거에 크게 올라 지금은 별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라면 꼭 좋은 주식이 될 수는 없다. 반대로 지금은 별로 내세울 게 없지만 변화를 선도할 수 있고 주가가 싼 회사라면 좋은 주식이 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 주식도 변한다. 변화를 읽는 노력만이 ‘장기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힘이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jwlee@koreastock.co.kr
코스피지수와 메가스터디 주가 추이
두 번째는 성장 단계에 있는 주식이다. 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예를 보자. 2년 전 상장할 때 2만원대 초반에 불과하던 주가가 최근 18만원까지 치솟았다. 오프라인 학원과 달리 ‘온라인 강의’라는 콘셉트로 접근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새로운 개념의 기업인만큼 이익이 얼마까지 증가할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것도 주가 상승의 원인이다. 교육이라면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가정 해체까지 마다하지 않는 한국인의 열성을 생각한다면 교육 관련주 가운데 1등 기업의 주가가 10배 정도 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성장을 통해 주가가 10배 상승하기 위해서는 만드는 제품이 한 시대의 문화 아이콘에 부합해야 한다. 메가스터디도 교육이라는 한국 사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아이콘을 갖고 있다. 생산품이 실생활과 밀접해야만 주가가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교육 관련 부문 외에 앞으로 ‘텐 베거’가 될 수 있는 몇 개의 후보군을 꼽아 보면, 노령화와 관련된 주식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건강관리 회사처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업이 상장된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주식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지금은 2000년 당시 인터넷 관련 기업이 난립했던 것을 방불케 할 만큼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흩어져 있어 혼란스럽지만, 시간이 지나 판이 정리되면 제대로 실력을 갖춘 회사를 중심으로 주가가 재편될 전망이다.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다르다. 좋은 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고 세계 시장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다. 그렇지만 이 기업의 주가가 과거에 크게 올라 지금은 별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라면 꼭 좋은 주식이 될 수는 없다. 반대로 지금은 별로 내세울 게 없지만 변화를 선도할 수 있고 주가가 싼 회사라면 좋은 주식이 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 주식도 변한다. 변화를 읽는 노력만이 ‘장기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힘이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jwlee@koreastock.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