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어린이 펀드 현황
교육 효과로 급증 불구 운용 원칙·수수료 차별성 없어
간접투자 열기에 ‘어린이펀드’까지 등장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어린이펀드가 일반 주식형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있어, 어린이펀드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부모들은 깐깐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어린이펀드 규모는 8천억원대. 2004년 말 3개에 불과했던 어린이펀드 수가 2년 반 만에 19개가 됐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교육비가 치솟으면서, 자녀 교육자금 마련과 경제교육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 게 급성장의 배경이다. 어린이펀드는 어린이나 청소년 명의로 가입하며, 보통 장기 적립식 투자방식을 택한다. 최소 불입액도 5만원 정도로 일반펀드보다 적다. 증권사들은 어린이펀드의 성격에 맞게 각종 부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주식G-1’은 어린이 경제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분기별로 중국 상하이 연수캠프를 보내준다. ‘KB캥거루적립식주식’은 영어마을캠프 체험 기회를 준다.
각종 부가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국내 어린이펀드는 미국·영국 등 다른 나라에 견주면 ‘무늬만 어린이펀드’라는 지적도 있다. 일단 국내 어린이펀드는 운용 철학과 전략이 일반 주식형펀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미국 콜롬비아 매지니먼트에서 운용하는 ‘콜롬비아 어린이펀드-A’를 보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아무리 수익이 높더라도 군수산업이나 도박, 담배 등의 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며 “국내 어린이펀드의 경우 이런 깊은 고민과 철학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도 다른 나라에 견줘 많지 않다. 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도 만만치 않다. 현재 어린이펀드는 자녀 1인당 만 19살까지 최대 1500만원까지 증여세를 공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반펀드나 일반예금에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며, 어린이펀드에 특별히 부여된 혜택은 아니다. 운용보수는 2.0%로 성정형펀드의 평균보수인 2.4%보다 약간 낮은 정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허진영 애널리스트는 “어린이펀드는 교육자금 마련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경제마인드 형성에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며 “어린이들이 세뱃돈이나 적은 용돈을 받아서 펀드에 넣을 수 있도록 좀 더 불입액 기준을 낮추고, 공익적인 운용철학을 갖고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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