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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민영화 예정기업 선별능력 중요
증시 상장된 펀드 할인거래 관심

등록 2007-04-29 20:06

현재 가입·매수 가능한 베트남 단일 펀드
현재 가입·매수 가능한 베트남 단일 펀드
한광덕 기자의 투자길라잡이 = 베트남펀드 위기인가

‘자유 월남’을 내걸고 사이공의 흰옷을 붉게 물들였던 한국이 이젠 ‘자본 베트남’을 외치며 호치민 거래소를 달궈 놓았다. 슬프지만 투자길라잡이도 역사의식과는 무관하게 돈내음을 좇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베트남 증시가 최근 급락하자 베트남 펀드 가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역발상의 투자자가 많아졌다. 바이킹 타는 심정으로 펀드에 들기보다는 베트남 증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결정하는 게 어지럼증 예방에 좋을 듯 싶다.

최고점 대비 21% 빠져=베트남 증권시장은 2000년 7월에야 호치민에 첫 문을 열었고 이어 2005년 하노이 거래소가 개설됐다. 호치민 증시엔 자본금 규모가 큰 109개 종목, 하노이엔 중소기업들인 86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호치민은 오후 1시까지 세차례 주문을 낼 수 있고 하노이는 하루에 한차례만 체결된다. 인터넷 거래가 불가능해 객장에서 주문용지로 신청하거나 전화를 사용한다. 호치민 주가지수는 지난 한해 307에서 751로 무려 145%나 올랐다. 올 들어서도 급등 행진을 계속하며 3월 12일엔 사상 최고치인 1170.67을 찍었다. 이후 거품 경고와 단기 과열 우려로 폭락하면서 900선이 위협받고 있다. 시가총액은 두 시장을 합해 179억달러(16조원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30% 수준이다. 요즘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해 GDP인 848조원을 오르내리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176%와 109% 수준이다.

베트남 현지 전문가들은 올 2분기부터 한국의 포스코·한전 등에 해당하는 독과점 기업들의 기업공개가 시작되면 다시 증시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의 상장은 주식화→기업공개→장외시장→거래소라는 4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주식화란 정부지분 일부를 종업원들에게 양도해 주식회사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을 말한다. 기업공개는 일반투자자들에게 경매를 부쳐 주식을 넘기는 방식이다. 한국과는 달리 공개 뒤 바로 상장되지 않고 일정기간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 경매에 참여하거나 장외주식을 미리 사놓아 상장 뒤에 주가가 오르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베트남 펀드 증시에서 살 수 있어=다른 아시아 주식을 함께 편입하지 않는 베트남 전용으로 현재 가입할 수 있는 펀드는 한국투신이 운용하는 월드와이드 적립식 하나뿐이다. 상장됐거나 상장이 확정된 기업에 한해 투자한다. 베트남 증시가 폭락하는 날 오후 5시 이전에 불입하면 그 다음날 낮은 기준가를 적용받는 효과가 있다.

펀드에 가입하지 않고 증시에서 사는 방법도 있다. 미래에셋맵스 베트남혼합형은 환매가 불가능한 뮤추얼펀드여서 환금성을 보완하기위해 올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주가가 기준가격(순자산가치)에 비해 4% 정도 낮게 형성돼 싸게 살 수 있다. 또 펀드 가입자가 내는 선취 수수료 0.5%를 낼 필요가 없어 유리하다. 베트남 상장주식 투자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며 기업공개 주식도 편입 대상이다. 맵스자산운용 상품개발팀 최승현 과장은 “최근 기업공개 초기 단계에 있는 회사 중 몇개를 선별해 소액 투자했다”면서 “민감한 부분이라 구체적 내역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GB블루오션 베트남 주식혼합형도 5월 초 상장될 예정이다. 현재 주식 비중은 미미하지만 운용전략은 가장 공격적이다. 운용사인 골든브릿지 김성호 이사는 “2분기까지 조정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민영화가 예정된 국영기업 주식을 선점하는 데 주력해 고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편입한 장외주식이 펀드 만기내 상장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려워지고 제때 현금화가 안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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