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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코스닥 다시 반등 아픈만큼 성숙해지나

등록 2007-04-22 18:10수정 2007-04-22 23:02

주가조작 사건 전후 코스닥지수/시장 등락 추이
주가조작 사건 전후 코스닥지수/시장 등락 추이
주가조작 감시 강화·시장 투명화 계기로
무차별 급등주 경계·실적중심 옥석 찾기
1500억원대 ‘피라미드식’ 주가 조작 사건으로 코스닥시장이 지난 한 주 큰 홍역을 치렀다. 3월 이후 가파르게 오른 세계 증시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에 힘입어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사이에 터진 사건이어서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특히 활황 장세에서 상당수 ‘묻지마 투자자’들이 적극 가세한데다 그동안 이유 없이 이상 급등한 종목들이 줄줄이 폭락한 탓에,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컸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정보와 판단이 늦을 수밖에 없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93%를 넘는다. 이번 사건처럼 작전 세력이 교묘한 수법으로 작전을 펼치면 그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조작 충격이 코스닥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어 그동안의 상승 흐름을 돌려놓는 데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지난 16일 주가 조작 수사 발표 이전까지 13일 연속 급상승하면서 단기 과열 양상을 보였던 시장을 진정시키면서 종목 내 옥석 가리기를 통해 시장의 질적 개선을 이룰 또 하나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인 중심의 종목장에서 기관 중심의 종목 장세로 무게 중심이 점차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과 검찰이 시세조정 혐의 종목에 대해 공조 체계를 구축해 조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도, 뒤늦긴 했지만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해석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현재 코스닥 시장이 1999년 정보기술(IT) 붐과 벤처 거품 당시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렸던 상황에 비하면 훨씬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점도 이런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코스닥 시장 안에서도 무차별인 순환매와 단순한 재료, 수급에 의존한 시세 분출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주가 조작 쇼크로 이유 없는 급등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졌고, 5월부터 미수계좌 동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실적과 성장 등 기업 본연의 가치를 기준으로 한 종목 선정과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최근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는 일부 종목을 빼고는 대부분 실제 기업 가치와 상관 없이 종목별 수익률 게임의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며 “이럴 경우 오를 때는 거침없지만, 일단 기세가 꺾이면 급하게 하락하는 경우가 많아 매도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동성의 힘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차익 실현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며, 앞으로 실적 호전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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