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주식시장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대미 수출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최종 타결될 경우 섬유와 자동차, 정보기술(IT), 철강 등 수출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IT 등 대미 주력 수출업종의 기존 관세장벽이 그리 높지 않아 그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2일 오전 9시51분 현재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주말 대비 1.07% 오른 것을 비롯해 LG전자(1.71%)와 LG필립스LCD(2.43%), 하이닉스(0.62%) 등 대형 IT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대미 수출주인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2.57%, 4.72%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현대모비스(1.95%)와 글로비스(1.95%), 현대오토넷(6.60%) 등 다른 현대차그룹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대미 수출관세가 높았던 동일방직(1.53%)과 신원(7.28%), 한세실업(4.33%), 한섬(3.46%) 등 섬유주와 미국지역에 강관을 수출하는 세아제강(5.91%)과 현대하이스코(1.62%) 등 일부 철강주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4개월간 우여곡절을 겪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양국 대표들이 최종적으로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율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FTA가 최종 타결될 경우 수출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와 섬유 등 대미 수출업종의 수혜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시 자동차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현대차의 미국 매출 비중은 작년 판매대수 기준으로 14.9%, 기아차는 무려 29.1%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섬유는 미국 관세율이 제품별로 9~18%로 높아 FTA 타결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지면 중국 등 동남아시아 제품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종전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미 주력 수출업종인 정보기술(IT)주는 기존 관세장벽이 높지 않아 FTA에 따른 수혜도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동양종금증권은 IT는 대표적인 수출업종이지만 휴대전화와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요제품들의 관세가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어서 무관세 혜택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대와는 달리 한미 FTA가 수출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그에 따른 국내 증시 재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우증권은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주식시장의 영향은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되지만 그 강도는 제한적이고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한미 FTA가 뜨거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로 증시 전반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만한 영향력 있는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며 "전체 시가총액의 68.4%를 차지하는 반도체와 금융, 통신서비스 등의 업종에서 중립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디스플레이와 철강, 자동차 부품, 조선, 기계, 음식료.담배, 섬유를 꼽았으며,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비철금속, 자동차, 제약.바이오, 화학, 광고.미디어를 제시했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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