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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투기등급 채권 소화 위해 세금 감면
직접 투자도 가능…부도위험 살펴야

등록 2007-04-01 19:44

고수익 고위험 펀드 개요
고수익 고위험 펀드 개요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 ‘고위험 고수익’ 채권과 펀드
‘고위험 고수익’ 하면 대개 주식을 떠올린다. 그런데 최근 출시돼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고위험 고수익 펀드는 채권형이다. 정식 이름은 살짝 순서를 바꾼 ‘고수익 고위험 펀드’로 좀 위험하긴 하지만, 그만큼 수익률을 높게 쳐주는 채권을 일부 끼워 파는 것이다.

신문 금융 지표란에 매일 표기되는 대표 금리는 정부가 발행한 국고채 수익률이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그 자리의 영예는 회사채가 차지하고 있었다. 회사채도 학점처럼 등급이 있다. A등급이면 장학생이고 D등급은 제적생에 해당한다. A등급 안에서도 신분 차이가 있는데 AAA가 진짜 장학생이다. 또 신용평가회사에 따라서는 BBB+, CC-처럼 부호를 덧씌워 차별화시킨다. 중요한 건 커트라인인데 BBB-까지가 투자 적격이고 BB+ 이하부터는 투자 부적격, 즉 원리금 상환에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 투기 등급으로 낙인된다. 이 투기 채권을 10% 이상 편입시킨 게 바로 ‘고(수익)-고(위험)’ 펀드다.

옛 하이일드 연평균 7.6%대=회사채 금리 지표로 AA- 등급(3년 만기)이 주로 쓰이는데 3월30일 기준 연 5.19%다. 그러면 투기 등급 채권의 유통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불행히도 공식적인 수치를 찾기가 힘들다. 그만큼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금리가 들쭉날쭉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정부가 투기채 유통 활성화를 위해 6.4%의 낮은 세율과 분리과세라는 당근으로 ‘고-고’ 펀드를 밀어주는 것이다. 채권평가회사들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BB+ 등급의 수익률은 9.5~9.7%선이다. ‘고-고’ 펀드가 3년 만기 BB+ 채권을 20% 정도 편입한다면 이론적으론 투자 적격 채권보다 1%포인트 안팎 높은 6%대 수익률이 나온다. 물론 시중금리 변동이나 채권 매매 손익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진다. BB급 채권의 작년 부도율은 3.7%였다.

2000년대 초반에도 부실 채권을 소화하기 위해 이와 비슷한 펀드가 쏟아졌다. 하이일드와 후순위채 펀드 그리고 비과세 고수익 펀드가 그것이다. 세제 혜택과 공모주 우선 배정권을 준 것도 닮았다. 지금도 운용되고 있는 하이일드와 후순위채 펀드(설정액 100억 이상)의 최근 3년간 수익률을 조사해봤더니, 각각 연평균 7.6%와 6.33%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수익률은 금리 상승과 공모주 시장 침체로 5.54%와 5.12%에 머물러 있다. 최고 수익률은 푸르덴셜이 운용하는 하이일드 혼합형으로 3년 평균 11.43%를 기록했다.

어떤 상품이 내게 맞나=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투기 채권 편입 비율이 낮은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 굳이 위험도를 높이며 추가 수익에 집착하기보다 절세 효과에 충실하는 게 속이 편하다. 반면 은행 예금 이율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는 투기채 편입 비율이 높으면서 공모주 등 일부 주식을 편입해 플러스 알파 수익을 노리는 혼합형이 어울린다.

펀드에 가입하지 않고도 개인이 직접 고수익 채권을 사는 방법이 있다. 채권 공모가 있을 때 주간 증권사에 청약하면 된다. 단 기업 재무구조를 잘 살펴야 한다. 지난 3월에 청약을 받은 BB 등급 동양메이저와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채권 발행 금리는 각각 7.2%와 7.3%였다. 회사채는 중도 매각이 어렵지만 동양메이저 채권은 1년 뒤 요청하면 회사가 되사준다. 동부일렉은 1만원 이상 소액 청약도 가능했다.

또 세제 혜택이 부러우면 세금우대 저축이나 아예 이자소득이 비과세되는 생계형 저축 또는 장기주택마련 계좌를 만들면 된다. 이 계좌로 증권사에서 고객들에게 소액으로 쪼개 파는 채권을 사들이거나 전환사채를 장내 매수하면 좋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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