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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현대차 주가 시동 걸릴까?

등록 2007-04-01 19:42

현대자동차 주가 추이
현대자동차 주가 추이
콘셉트카·미 시장평가 호조 불구 주가 내내 미끄럼
올 노사관계 개선 예상따라 “상승” 예측 많지만
외국계 증권사들 “재무위험 커 낙관 못해” 의견도

현대자동차 주가가 언제 다시 시동을 걸 수 있을까?

지난해 초 이후로 내리막길을 걸어온 현대차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3대 가치 훼손 요인으로 △내구성 문제 △프리미엄 부재 △노사 관계 등을 들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런 문제점이 해소돼 가고 있어 주가 또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선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내수 수요가 부진하고 외국 주요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제한적이라고 본다.

안간힘에도 주가는 내리막길=최근 현대차는 시장 경쟁력 확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위해 준비해온 콘셉트 카 ‘제네시스’를 공개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중저가’ 이미지를 벗고 ‘명품’으로 도약하려는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 트렌드〉는 제네시스를 표지 모델로 올리고 칭찬했다. 내구성 평가도 좋아졌다. 미국의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는 현대차의 내구성 순위를 전년보다 6계단 오른 7위로 꼽았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지난 2005년 말 장중 한때 10만원(12월14일 10만500원)을 살짝 넘은 뒤 1년이 넘도록 미끄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비자금 사건 이후 7만원 선이 무너졌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올 1월10일 6만3500원을 저점으로 7만원대를 넘어 상승하는 듯하더니 최근 6만5천원대까지 다시 떨어졌다.

“노사 문제 해결되면…”=국내 증권사들은 대체로 현대차 주가가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한다.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되는 노사관계와 지배구조 개선이 올해를 기점으로 나타날 수 있으리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1987년 설립 이후 20년간 한번을 빼고 매년 파업을 해온 현대차 노조이지만 올해엔 장기 파업 가능성이 적다”며 “노사 신뢰가 구축돼 임금 교섭이 파업 없이 타결된다면 경쟁이 격화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도 공장 생산라인 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자동차 업황도 좋아져 실적 상승 추세가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2월 수출 판매가격이 사상 두번째를 기록한 것도 긍정 요인으로 꼽혔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수출 가격 강세는 베라크루즈의 수출이 1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며 “베라크루즈 등의 신차가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격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적 위험 과소평가돼”=그러나 외국계를 중심으로 일부 증권사들이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냉랭하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기존 모델 판매량이 늘지 않을 것이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현대차는 신흥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5년까지 수입차 시장 1위였던 러시아에선 4위로 밀려났고, 지난해 업계 4위를 차지했던 중국의 베이징현대는 2월 말 현재 올해 판매량이 5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 2위였던 인도 시장에서도 올 들어 3위로 내려앉았다.

또 메릴린치증권은 현대차가 베라크루즈 출시를 계기로 4월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밖에 없어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의 재무적 위험이 과소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품업체 단가 인하를 통해 방어되는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무리하게 부품 단가를 인하해 재무적 한계에 도달한 부품업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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