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흐름 읽기’
이종우의 ‘흐름 읽기’ = 중소형주
미국 스탠포드대학에 샌디와 랜이라는 두 연인이 있었다. 공부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둘은 전자우편으로 연애 편지를 주고 받으려 했지만 네트워크가 달라 실패했다. 이들의 열렬한 사랑은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라우터’라는 기계 개발로 이어졌고, 이후 이 기계는 컴퓨터끼리 메일을 주고받는 데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랜과 샌디는 집을 저당잡히고 벤처캐피탈 회사를 끌어들여 라우터 개발 회사를 만들었다. 1990년 상장해 첫 거래를 시작할 때 주당 18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회사가 10년 만에 주당 80달러로 뛰어올랐다. 이 회사가 지금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네트워크 통신회사인 ‘시스코’다.
3월 들어 중소형주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과연 지금 거래되고 있는 중소형주 중에 미래의 ‘시스코’가 있을까? 그렇다면 만사를 제쳐놓고 사서 기다려야만 할텐데.
주식 시장에서 중소형주가 집중적으로 상승하는 때가 두 번 있다.
첫번째는 주가가 바닥에서 상승을 시작할 때다. 경기가 나빠 주가가 하락하고 기업 실적이 악화될 때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특히 적자가 날 경우 자칫하면 파산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휩싸여 주가가 아무리 낮더라도 팔 수 있을 때 팔자는 심리가 발동하기 쉽다. 따라서 주가가 바닥권에 있을 때, 특정 종목은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소형주가 여기에 속한다.
상황이 바뀌어 주가가 바닥을 만들 경우 많이 떨어진 종목일수록 상승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중소형주의 가격이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초과 수익 발생이 가능해진다.
두번째는 주가가 올라서 거의 고점에 도달했을 때다. 경기 관련주는 경기가 나빠지면 곧바로 실적이 악화되지만, 반대로 경기가 좋아질 경우 이익이 빠르게 증가한다. 이들 중 중소형주는 경기가 상당히 좋아졌을 때 우량한 기업보다 더 큰 혜택을 본다. 중소형주들은 대부분 가공도가 낮고, 재무구조가 좋지 않으며 기술력이나 판매력이 떨어지는 기업인 경우가 많다. 경기가 장기간에 걸쳐 좋으면 신뢰도가 높은 업계 대표 기업에 제품을 발주하더라도 납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때에는 신뢰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납기를 맞출 수 있는 2, 3류 기업에서 제품을 사들이거나 발주하게 된다.
주가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점에 투자자들의 판단이 성장성으로 쏠리는 것도 소형주가 상승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주가가 바닥에서 크게 상승하면 주가수익배율(PER)같은 지표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아진다. 이때 발생한 이익만으로는 주가를 설명할 수 없고 불확실한 미래 이익을 무차별하게 반영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기업 규모가 큰 대형주의 경우 이익 증가가 더딜 수밖에 없어, 성장성에 대한 반영은 주로 소형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최근 중소형주 상승은 후자 쪽에 가깝다.
종합주가지수가 장기 상승을 통해 사상 최고치 수준에 도달한 뒤 힘에 겨운 모습을 자꾸 보이고 있는데, 이 틈을 이용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대형주 대비 상승률이 낮았던 중소형주에 매수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형주 투자는 단기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칫 잘못해 매매 기회를 놓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위험도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시스코’가 될 기업을 찾는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선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장이 커지면 더 큰 규모의 기업이 밀고 들어올 수도 있지만, 기술력이건 수요층이건 강점을 지니고 있으면 그만큼 내성이 커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사업이 미래 지향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장래성은 있는데 적자만 내고 있다면 꽃도 피우기 전에 망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이익은 내고 있지만 장래성이 없다면 높은 주가를 유지할 수 없다. ‘에스케이텔레콤, 엔에이치엔(NHN), 휴맥스’ 지금 한국 주식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이런 대형주들도 한때는 중소형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를 믿고 기다렸던 사람들은 많은 수익을 얻었지만, 시류에 움직였던 투자자들은 맛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초대형주로 컸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jwlee@koreastock.co.kr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중소형주
중소형주 투자는 단기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칫 잘못해 매매 기회를 놓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위험도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시스코’가 될 기업을 찾는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선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장이 커지면 더 큰 규모의 기업이 밀고 들어올 수도 있지만, 기술력이건 수요층이건 강점을 지니고 있으면 그만큼 내성이 커질 수 있다. 또 하나는 사업이 미래 지향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장래성은 있는데 적자만 내고 있다면 꽃도 피우기 전에 망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 이익은 내고 있지만 장래성이 없다면 높은 주가를 유지할 수 없다. ‘에스케이텔레콤, 엔에이치엔(NHN), 휴맥스’ 지금 한국 주식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이런 대형주들도 한때는 중소형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를 믿고 기다렸던 사람들은 많은 수익을 얻었지만, 시류에 움직였던 투자자들은 맛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초대형주로 컸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jwlee@korea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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