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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세계경제 둔화 우려…금융시장엔 단기 호재

등록 2007-03-22 21:30

한국 미국 일본 경제성장률과 기준금리 비교
한국 미국 일본 경제성장률과 기준금리 비교
일본 이어 미국도 기준금리 현 수준 동결
수출의존도 높은 한국경제 부담
금리인하 빠르면 리스크도 커져

일본에 이어 미국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세계 주식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침내 끝났고 머지않아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달리 보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사는 그만큼 미국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로, 세계 경제에 또다른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1일(현지시각)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 금리를 현행 5.25%에서 묶어두기로 결정했다. 하루 앞서 20일엔 일본은행이 0.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그동안 빠짐없이 등장했던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문구가 빠지고, 대신 ‘향후 정책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금융시장에선 이를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중립’으로 바뀐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했다. 2004년 6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이제부터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연준이 오는 5월이나 6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1.3% 올라 장을 마쳤다. 22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는 0.39% 올랐고, 일본 니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1.49%와 0.83% 올랐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린 4.7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4.76%로 역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금리 동결이 이처럼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에는 앞으로 악재가 될 수 있다. 미 연준도 지난 1월31일 성명서에서는 “최근의 지표들은 좀더 견조한 경제 성장과 주택시장의 안정 신호가 나타났음을 보여줬다”고 밝혔으나, 이날 성명서에선 “최근의 지표들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택 부문의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에 대한 판단이 두 달 사이 낙관론에서 상당히 후퇴한 셈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거시경제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는 곧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반드시 좋은 뉴스라고만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도 “그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고 왔던 미국의 소비 거품이 빠지는 동안 다른 나라들이 그 역할을 대신 맡아줘야 하는데 세계 경제 여건이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진다면 세계 경제의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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