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스디에스와 엘지 씨엔에스 장외 주가 추이
[한광덕 기자의 투자길라잡이] 장외시장
어릴 때부터 유난히 단 것을 즐겨 먹던 40대 회사원 박재성씨는 올 초 인공치아를 심었다. 치과에서 위, 아래 2개를 이식했더니 5백만원이나 들었다. 이빨은 든든해졌지만 대신 호주머니가 시려오던 차에 인공치아 재료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라는 회사가 코스닥에 등록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자신의 인공치아도 이 회사 제품이라는 걸 알고 있던 박씨는 순간적으로 “아, 이런 기업이 잘나가겠다”는 영감이 떠올랐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볼까 생각했지만 경쟁률이 보통 수백대1을 넘는다고 해서 포기했다. 그런데 우연히 이 회사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공모가는 1만5천원이었는데 프리미엄을 주고 1만7천원에 500주를 샀다. 마침내 오스템임플란트가 코스닥에 데뷔하는 2월7일. 주가는 장중에 1만8500원까지 오르며 출렁거렸다. 박씨는 인공이빨로 지긋이 입술을 깨물며 눈을 감아버렸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의 40%를 점유한 확고한 1위 업체인데다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믿고 버틴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자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는 본격 상승하기 시작해 상한가 4차례를 포함 10거래일만에 3만원을 돌파했다. 절반을 판 박씨는 지난 3월15일 주가가 4만원에 근접하자 나머지도 던졌다. 수익률 100%에 850만원의 차익. 인공치아 2개 값을 빼고도 아버님께 1개를 이식시켜 드릴 수 있는 효자가 된 박씨는 오늘도 맥주 한잔에 노가리를 가볍게 씹고 있다. 어떤 종목이 어떻게 거래되나=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이 거래되는 곳이 장외시장이다. 물론 제3시장인 ‘프리보드’와는 다르다. 수많은 종목들이 있지만 주로 상장이 임박한 기업들이나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회사, 엘지씨엔에스 같은 대기업 주식들이 비교적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으로 따지면 아파트 분양권을 사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입주(상장)가 이뤄지면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것이다. 장내시장과는 달리 개별적으로 거래하는 형태다. 종목이나 가격을 알고 싶으면 피스탁이나 38컴 같은 장외주식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면 편하다. 먼저 장외 시세를 확인한 뒤 원하는 종목의 장터 게시판에 나와 있는 팔자 호가를 살펴보고 연락처로 전화하면 된다. 거래는 증권계좌를 통해 주식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한다. 자신의 계좌에 주식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 매수 대금을 보내준다. 구주가 아니라 공모주를 미리 장외에서 계약하는 경우는 반대로 매수자가 계약금과 잔금을 치르면 상장일 아침에 매도자가 주식을 보내준다. 순간의 선택 ‘희비’ 갈라=장외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 중 상당수는 개인이 아닌 중개업체에서 내놓은 ‘낚시’용이다. 실제로는 물량이 없으면서 올려놓은 경우가 많다. 장내와는 달리 환금성이 낮으므로 우량주를 묻어둔다는 자세로 투자해야 한다. 상장 일정이 잡힌 기업은 공모 신고서를 꼼꼼히 읽고 상대 가치와 예상 주가를 가늠해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 연말 연초 공모에 나섰던 기업들의 주식은 장외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지만 절반 정도는 상장뒤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김창욱 피스탁 대표는 “성장 가능성이 높고 상장 초기 유통물량 부담이 작은 종목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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