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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화끈한 수익보다 덜 까먹는 펀드로

등록 2007-03-07 18:46수정 2007-03-07 19:00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이상건의 펀드 이야기
주식형 펀드 선택 요령
직장 생활 5년차인 김아무개씨는 최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주식형 펀드 투자를 하고 있어 괜히 자신만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품 종류도 많은데다, 그 상품이 그 상품 같아서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골라야 할지 도저히 판단이 서질 않았다. 과연 좋은 펀드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론에 수익률 1위에 오른 펀드 혹은 국가(해외펀드의 경우)와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금세 그 펀드로 돈이 마구 몰린다. 금융회사도 이런 펀드는 고객들에게 마케팅을 하기도 무척 쉽다. ‘수익률 1위’라는 말에 투자자들의 귀가 솔깃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결코 과거가 미래를 대신해 주지 않는 법.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창업자인 존 보글은 투자자들의 이런 관행을 두고 “수익률만 보고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자동차의)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펀드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수익률 랭킹이 아니라 그 펀드가 얼마나 깨지지 않았느냐, 즉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설사 주가 폭락으로 마이너스 수익이 난다 하더라도 다른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잃으면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좋아진다. 왜냐고? 바로 복리 효과 때문이다.

과거 수익률 현혹되면 백미러 보고 운전하는 격
변동성 낮은 펀드가 장기 누적 수익률 훨씬 높아

수익률의 함정
수익률의 함정
표를 한번 같이 살펴보도록 하자. ㄱ펀드는 한 해는 좋은 성과를 냈다가 다음 해는 돈을 많이 까먹은 유형이다. 반면 ㄴ펀드는 높은 수익은 한 번도 내지 못했지만 한 해도 돈을 잃지 않은 유형이다. ㄱ펀드와 ㄴ펀드의 단순 합계 수익률은 50%로 똑같지만, 누적 수익률에서는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2년차에 ㄱ펀드가 화려한 수익을 냈다고 그 펀드에 투자했다면 그 다음 해 투자 결과는 참혹했을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ㄱ펀드와 같은 화끈한 펀드에 투자하기를 선호한다.

이 표가 의미하는 바는 이렇다. ‘펀드를 고를 때는 수익률 상위 랭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까먹지 않는, 설사 증시 폭락으로 어쩔 수 없이 까먹더라도 다른 펀드보다는 덜 까먹는 펀드에 투자하라. 그리고 기다려라. 복리의 위력이 작동하면서 당신의 재산을 불려줄 것이다.’

그럼 개인 투자자들이 이런 유형의 펀드를 고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 최근처럼 주가가 급락했을 때 펀드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럴 때 선방한 펀드를 고른다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펀드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돈을 벌고 싶으면 두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규칙 제1조 : 돈을 잃지 말라.’ ‘규칙 제2조 : 규칙 제1조를 잊지 말라.’ 가치 투자의 창시자인 그레이엄의 이 말은 펀드 투자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lsggg@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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