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구조
중국펀드 홍콩증시·B주 편입많아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 중국 주식시장의 구조
지난주 중국 증시의 ‘검은 화요일’은 곧바로 지구촌 주식시장의 ‘검은 수요일’로 이어졌다. 이제 신문 지면에서 다우존스나 닛케이지수뿐만 아니라 상하이지수를 매일 보게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중국펀드 가입자는 물론 국내 증시 투자자도 상하이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면 이참에 중국 증시의 구조를 조금이라도 ‘눈팅’해놓는 게 좋을 듯싶다.
복잡한 알파벳 주식=중국 주식시장은 크게 중국 내륙 시장과 홍콩 시장으로 나뉜다. 내륙 시장의 주식 종류는 ‘2+2 체제’로 볼 수 있다. 증권거래소가 상하이와 선전 두 곳에 있으며 각각 A주와 B주로 나뉘어 있다. A주는 중국인들이 투자할 수 있으며(외국인 기관투자가도 제한적 거래 가능) 위안화로 거래한다. 반면 B주는 애초 외국인 투자 전용으로 개설됐는데, 지금은 중국인에게도 투자가 허용되었다.
본사는 중국에 있으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H(홍콩의 영어 약자)주라고 한다. 중국 기간산업의 간판급 기업들이 모여 있어 세계적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포스코 지분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된 워런 버핏의 투자 리스트에는 H주인 중국 최대 석유 생산업체 페트로차이나도 들어 있다.
자본은 중국이 댔지만 본사가 홍콩에 있는 기업은 레드칩으로 부른다. 중국인들이 붉은색을 좋아해서 블루칩 대신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홍콩 거래소는 벤처 육성을 위해 한국의 코스닥과 비슷한 GEM이라는 별도 시장을 두고 있는데, H주는 여기서도 거래되고 있다.
중국펀드는 어떤 지수와 밀접한가?=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국펀드는 일부 외국계 운용사의 펀드를 제외하곤 홍콩 증시 투자형이 많다. 중국인 전용인 A주는 당연히 편입하기 힘들며, B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어 투자 비중을 높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 기업은 물론 대만, 싱가포르 기업에 투자하는 ‘범중국 펀드’도 많다.
최근 중국 증시 급등락에 따라 자신이 가입한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궁금하면 먼저 펀드의 투자 대상과 편입 비중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홍콩 비중이 높다면 상하이 지수가 아닌 홍콩 H지수나 레드칩 지수를 쳐다보면 된다. 지난해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상하이 증시의 고공비행에 한참 미치지 못했거나 반대로 이번 ‘검은 화요일’의 낙폭에 비하면 중국펀드가 선방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모두 번지수가 달랐던 탓이다.
증시 통합과 유통화=같은 중국 기업의 주식도 A, B, H 시장에 중복 상장할 수 있다. 특히 B증시에 상장된 종목의 80%는 A증시에서도 거래되고 있다. 다만 동일한 종목이라도 B주는 A주에 비해 대부분 30% 가량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A시장과 B시장을 통합하려고 한다. 증시가 단일화하면 B주는 A주에 편입되므로 주가도 A주의 높은 가격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또 국가나 국유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비유통주의 유통화 진행으로 잠재적 수급 불안 요인이 제거될 수 있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환율도 주식처럼 저평가된 나라의 것을 사는 게 맞다. 돈은 통화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나라로 몰리기 마련이다. kdhan@hani.co.kr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환율도 주식처럼 저평가된 나라의 것을 사는 게 맞다. 돈은 통화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나라로 몰리기 마련이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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