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묻지마 대박주'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기대감에 의존하거나 드러난 주가상승 재료조차 불분명해 주가 변동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 '이유없는 상승' 늘어 =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말 현재까지 해당 기업에 '주가급등'의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 건수는 46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29건에 비해 20건(58.6%)이나 증가했다. 아울러 단기간 급등한 종목에 대한 주의 환기를 위한 이상 급등종목 지정 건수도 같은 기간 9건에서 14건으로 늘었다.
대표적인 '묻지마 대박주'로는 금형부품업체인 루보[051170]를 들 수 있다. 이전까지 거의 증시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루보는 작년 10월부터 돌연 수직 상승하기 시작해 1천원대 머물던 주가가 현재 1만3천원대로 5개월만에 12배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의 이유로 끌어올 만한 재료를 찾기 힘든 데다 주가급등 조회공시 외에는 이렇다할 경영 관련 공시도 없는 상태다. 루보는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후 거래소로부터 주가급등 조회공시 요구를 네 차례나 받았지만 작년 말 한 차례 특허취득 공시를 한 것 외에 "특별한 사유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더구나 루보는 주가가 급등하는 동안 김모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 지분을 장내에서 대거 처분해 시장 안팎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기 주가 급등과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 등 정황상 의혹을 살 만한 구석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장은 드러난 문제점이나 물증이 없어 달리 취할 시장 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 재료보다 수급 = LCD장비업체인 오엘케이[084810]도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회사 측의 발표만으로 1월 말 4천원대 머물던 주가가 2만원대 이상으로 4배 가까이 주가가 급등했다. 오엘케이는 지난 주 뒤늦게 유전개발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미비해 재료보다는 수급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합성수지 제조업체인 에스켐[052020]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병수 수암재단 이사장이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황 전 교수의 복귀설로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6일째 상한가를 지속, 13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체인 동신건설[025950]은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으나, 작년 실적이 호조를 보였을 것이란 회사 측의 실적 추정 외에 달리 드러난 주가급등의 이유는 없다. 통신솔루션 개발업체인 이루온[065440]도 4일 연속 상한가를 지속하고 있지만 매출액의 10% 이상의 판매계약을 진행 중이라는 회사 측의 조회공시 답변이 전부다. LCD장비업체인 소프트포럼[054920] 역시 사흘째 상한가지만 드러난 재료는 없는 상태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수급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반적인 시장의 탄력이 둔화된 데다 지난 해까지 맹위를 떨쳤던 바이오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유력한 테마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재료보다는 수급에 의존하는 '수급종목'들이 투기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수급종목' 가담은 위험 = 하지만 이들 수급종목은 주가가 장기간 급등하다가도 수급 변동에 따라 주가가 언제 급락세로 돌아설 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의 가담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요즘 수급종목들이 늘고 있는 데 재료의 유무를 떠나 주식을 사들이는 데 주가가 오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명목상의 재료에 수급이 결합되면서 주가가 뛰어오르는 개별종목 중심의 장세가 최근 코스닥시장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일부 투기적인 투자자라도 3~4일 오르면 차익을 챙기고 빠지되 주가가 하락할 조짐을 보이면 과감하게 손절매하는 철저한 단기 대응전략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가담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접근을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합성수지 제조업체인 에스켐[052020]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병수 수암재단 이사장이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황 전 교수의 복귀설로까지 이어지면서 최근 6일째 상한가를 지속, 13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체인 동신건설[025950]은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으나, 작년 실적이 호조를 보였을 것이란 회사 측의 실적 추정 외에 달리 드러난 주가급등의 이유는 없다. 통신솔루션 개발업체인 이루온[065440]도 4일 연속 상한가를 지속하고 있지만 매출액의 10% 이상의 판매계약을 진행 중이라는 회사 측의 조회공시 답변이 전부다. LCD장비업체인 소프트포럼[054920] 역시 사흘째 상한가지만 드러난 재료는 없는 상태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수급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반적인 시장의 탄력이 둔화된 데다 지난 해까지 맹위를 떨쳤던 바이오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유력한 테마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재료보다는 수급에 의존하는 '수급종목'들이 투기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 '수급종목' 가담은 위험 = 하지만 이들 수급종목은 주가가 장기간 급등하다가도 수급 변동에 따라 주가가 언제 급락세로 돌아설 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의 가담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요즘 수급종목들이 늘고 있는 데 재료의 유무를 떠나 주식을 사들이는 데 주가가 오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명목상의 재료에 수급이 결합되면서 주가가 뛰어오르는 개별종목 중심의 장세가 최근 코스닥시장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일부 투기적인 투자자라도 3~4일 오르면 차익을 챙기고 빠지되 주가가 하락할 조짐을 보이면 과감하게 손절매하는 철저한 단기 대응전략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가담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접근을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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