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중 위완화 절상 시한폭탄
“내주초 연준까지 공격매수 자제해야” 오는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고조되고 있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공격적 금리 인상과 긴축정책을 표명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급속하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두 가지 폭탄이 동시에 터질 경우 증시에 심각한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제시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도 이런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금리 인상은 글로벌 유동성에 타격= 미 연준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모두 6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1%였던 연방기금금리를 2.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기간 이머징마켓의 상품시장과 증시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낮았고 미 연준도 ‘점진적인 속도’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현재 고유가 상황과 달러화 약세 지속은 미국의 물가상승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고, 이는 연준에게 긴축정책으로의 선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입장 변화를 표명하면 이는 바로 글로벌 유동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은 싼 이자 때문에 전세계에 풀렸던 유동성이 회수된다는 의미”라며 “이는 이머징마켓에서 단기 헤지펀드의 약삭빠른 자금 이동은 물론 투자심리 위축, 심하면 투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권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불안감을 느낀 펀드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 위안화 절상도 복병= 중 위안화 절상은 아시아 증시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4일 “위안화 절상은 예기치 못한 시점에 하겠다”고 말해 시장을 긴장시켰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의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금융시장에 단기 쇼크가 오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은 아시아 시장 전체에 대한 시각을 비관적으로 바꿔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월말 중국의 긴축정책 표명 이후 우리 증시는 20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만약 미국의 긴축정책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동시에 일어날 경우 심각한 수준의 조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모건 스탠리의 앤디 시에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과 미 연준이 동시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빅 쇼크의 총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 금리인상(금리) △미 달러의 단기 강세 전환과 위안화 절상의 전격 단행(환율) △국제 상품가격의 폭락(국제 원자재가) △이머징마켓 증시의 폭락(주식시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런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리스크를 관리할 시기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을 필요는 없지만 당분간 경계감을 가질 필요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요섭 연구원은 “현재의 조정이 미국 금리 인상을 미리 시장이 흡수하고 있는 것이라면 큰 충격은 없을 수 있다”며 “하지만 공격적으로 매수할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인한 하락도 국내 증시의 장기 추세를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중국쇼크 때처럼 투매를 하기보다는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수 연구원도 “당분간은 리스크를 관리할 시기”라며 “22일 연준을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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