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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채권과 ‘시소’…주가와 ‘동상이몽’

등록 2007-02-04 21:48수정 2007-02-04 21:50

미 연방기금 금리와 다우존스 지수 추이
미 연방기금 금리와 다우존스 지수 추이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 금리의 힘
1월 랠리는 간데 없이 시름시름 앓던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동결 직후 벌떡 일어섰다. 환율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을 호령하는 금리의 영향력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채권은 금리를 싫어해=금리는 쉽게 말해 돈의 값이다. 돈을 빌리는 대가로 주고받는 이자를 뜻한다. 그러면 이자율(금리)은 어떻게 결정될까? 이자를 갚고도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데가 있으니 돈을 빌려갈 것이다. 문자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를 자본의 한계생산성(MPC)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물가 상승률만큼 보전해주지 않으면 실속이 없기 때문이다. 또 빌려주는 기간이 길거나 돈 떼일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이자율은 더 올라가게 마련이다.

금리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는 게 채권이다. 채권값은 금리와 반비례한다. 금리가 오르면(내리면) 채권값은 내려간다(올라간다). 이해하기 쉽게 할인채의 예를 들자. 액면 1만원인 채권을 할인해 9520원에 샀다고 하자. 이 채권은 1년 뒤에 1만원이 되므로 채권 수익률은 5%다. 그런데 시중금리가 급등해 채권 수익률도 10%로 껑충 뛴다면 채권값은 9천90원으로 할인돼 거래된다. 채권보유자는 앉아서 430원의 손실을 입는다. 금리 상승기에 채권 투자를 삼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채권은 확정금리 상품이므로 중도에 팔지 않고 만기까지 버티면 발행회사가 부도가 나지 않는 한 손해를 입지 않는다.

금리와 채권값의 시소 관계
금리와 채권값의 시소 관계
주가와 금리는 속궁합 맞아야=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는 게 정설이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큰데다 무엇보다 시중의 유동성을 축소시켜 자산 가격 하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사이클에 따라 관계는 달라질 수 있다. 요즘은 금리와 주가가 동반상승하기도 한다. 금리의 등락 자체보다는 등락의 시그널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정책금리를 중국이 올린다면 경기 과열에 대한 경고이지만 일본이 올린다면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일 수 있다.

미국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견고한 경제 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음을 시사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금리 인하의 경우에도 유동성 증가를 통한 경기 부양 의지에 무게가 실리면 주가는 오르지만, 경기 후퇴의 장기화를 예고하는 것이면 주가는 주저앉는다.

주가가 금리에 민감한 건 여전하지만 요즘엔 금리가 주가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잦아졌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경기 회복이 되나보다 짐작하고 금리도 슬금슬금 올라가는 것이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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