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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증권] 수렁에 빠진 현대차 앞바퀴 어디로

등록 2007-01-28 21:29

현대자동차 주가 추이
현대자동차 주가 추이
“환율 하락·재료비 부담” 부정적 시각 우세
“악재 모두 반영… 엔화 강세땐 반등” 주장도
위기에 빠진 현대자동차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현대차가 지난 25일 발표한 20006년 4분기 실적이 3분기에 이어 시장 예상치에 크게 하회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신차 개발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당분간 약세”=‘어닝 쇼크’에 빠진 현대차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원화 강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비자금 사건, 노사 관계 악화가 현대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남경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된 주 요인은 재료비의 과다한 상승”이라며 “현대차 본사 기준 영업이익이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 하락세 지속과 함께 단위 재료비 상승이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유영권 프루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현대차는 산별 노조 전환, 생산라인 이전 등으로 예년보다 파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에선 예년 수준의 파업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시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도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고, 세계 시장의 경쟁이 격화돼 가격 인상 또한 의지대로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하락 제한적”=그러나 몇몇 외국계 증권사를 비롯한 일부 증권사들은 현대차 주가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악재가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는 평가다. 재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한편 환율도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노사 대립 등 불확실성도 해소돼가는 국면으로 분석한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006년의 영업 성과는 외부 환경 악화를 감안할 때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현금 창출 능력은 6% 향상됐고, 재료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유비에스증권과 제이피모건도 주가의 추가 하락 여지가 낮다고 내다본다. 유비에스증권은 “원화 가치가 안정을 찾고 평가 절상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 문제는 최근 파업을 통해 노사 갈등을 풀어가는 의미있는 변화를 보였고, 정몽구 회장의 사법 처리 문제도 집행유예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이피모건은 “대부분의 부정적 뉴스들은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됐으며, 올해 이익은 2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노사 문제가 갈림길=결국 현대차의 앞날은 환율과 노사 문제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엔 환율이 현대차 주가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엔화가 강세로 반전한다면 미국의 일본 소형차 수입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2006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소형차 판매가 15.2%나 감소했다는 점에서 원-엔 환율 하락은 주가 상승 촉매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호 애널리스트는 “올해 임단협에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된다면 국내 생산 체계의 효율성 증대와 국외 생산의 원활한 확대와 관련해 중요한 분기점이 돼,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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