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상장된 리츠 비교
한광덕의 투자길라잡이 = 리츠의 재발견
경기 따라 임대수익·공실률 급변 위험 리츠(부동산 투자신탁)의 황제주 코크렙 1호의 주가가 마침내 1만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5천원대에서 출발해 4년 7개월만에 2배가 넘게 올랐으니 그 좋다는 삼성전자보다 나은 셈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약 70% 상승했다. 왜 이렇게 올랐을까? 이미 청산에 들어간 다른 리츠 두 종목의 대조적인 수익률을 보면 해답이 나온다. 부동산 성격과 매각방식이 희비 갈라=국내 리츠는 주로 기업의 업무용 빌딩을 사들여 임대료 등 운용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돌려주는 회사이다. 현재 증시에 상장돼있는 리츠는 7개로, 연평균 9~13%대의 높은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 존속시한은 대부분 5년으로 청산 전에 보유 부동산을 팔게 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매각 손익이 최종 수익률을 좌우한다. 설립한 지 3년도 안돼 부동산을 앞당겨 팔아 2005년 9월에 해산한 코크렙 2호는 마지막 결산기에 무려 20%가 넘는 배당 수익을 나눠줘 투자자들을 기쁘게 했다. 신원 명동타워를 장부가보다 20% 높게 판 덕분이다. 반면 지난해 12월 청산에 들어간 교보메리츠는 5년전 802억에 사들였던 부동산을 이보다 더 낮은 790억에 팔아 추가수익을 기대했던 주주들을 실망시켰다. 손실을 본 부동산은 등촌동 대한항공 연수원과 부산지역 아파트 등이었다. 인터넷에서 투자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행복투자’는 “시세는 30% 정도 올랐는데 되레 장부가 밑으로 판 것은 회사가 매각노력을 소홀히 한 탓” 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자산관리회사인 코리츠는 “아파트 1천여 세대와 연수원 건물을 쪼개 팔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 대한항공에 일괄매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세 급변에 대한 안전판용으로 원매도자(대한항공)에게 매각옵션을 걸어뒀던 게 결과적으로 발목을 잡은 셈이다. 남아있는 리츠는 어느 길로=청산을 넉달 앞둔 코크렙 1호의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공개입찰에 부쳤던 건물 3곳에 대한 매각 가격이 윤곽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중 장교동 한화빌딩은 청계천 복원뒤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내년엔 4개의 리츠가 청산되는데 이중 3개가 나란히 7000원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매각차익에 따라 청산시점에 20~30%대의 배당률이 예상된다. 극동빌딩을 갖고 있는 맥쿼리센트럴은 상당한 차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전 세이백화점 매각 등 조기청산을 한때 저울질했던 리얼티 1호의 향방도 관심사다. 정부의 강도높은 투기억제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주택이 아닌 상업용 건물에 투자하는 리츠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 하지만 경기 변동에 따른 위험은 임대수익 감소와 공실률 증가로 인한 배당률 하락을 부를 수 있다. 앞으로 업무용 시장도 침체에 빠진다면 공개입찰을 통한 시장매각보다 매각옵션이나 선매매 계약 방식이 수익률 방어 측면에서 되레 유리할 수 있다.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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