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가지수와 프로그램 매매 동향…
4조원대 매수차익 거래 물량 압박 작용
옵션만기뒤 ‘실적 장세’ 전환 반등 기대
옵션만기뒤 ‘실적 장세’ 전환 반등 기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던 걸까? 새해 들머리부터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된 원인으로는 풀려나오기 시작한 4조원대의 매수차익 거래 청산 물량 등 수급 불균형이 꼽히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지만, 여전히 1월 증시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도로 촉발된 수급 공백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면서, 기업 실적이 훼손되지 않고 외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또 경험상 옵션 만기일을 앞둔 프로그램 매물은 추세가 아닌 변동성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란 지수선물시장과 주식시장의 가격이 불일치할 때 비싼 것은 팔고 싼 것을 사는 차익 거래로, 컴퓨터에 입력된 투자전략에 따라 이뤄진다. 일시적 수급 공백=프로그램 매물은 새해 초부터 쏟아졌다. 첫 거래일인 2일엔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며 지수가 강보합을 보였지만, 3일부터는 외국인마저 매도로 돌아서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새해 초부터 쏟아져나온 프로그램 매물은 8050억원을 넘어선다. 반면 프로그램 매물이 없는 코스닥지수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급으로 인한 하락인 만큼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견해가 많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사상 최고 수준의 매수차익 거래 잔고가 매물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시가 상대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확대된 배경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투기적 매도 우위를 보인 점과 11일 옵션 만기일을 앞둔 부담감의 선반영, 지난해 말 배당을 앞두고 유입된 프로그램 물량의 출회 등이 꼽힌다. 실적 시즌 이후 안정=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11일 옵션 만기일 이후 기업 실적이 확인되면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6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11일 포스코로부터 출발한다. 4분기 실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실제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 정도 증가하고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높은 이익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조선·제지·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는 반면, 운송·통신·화학 업종 등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 분할 매수 기회=실적 시즌을 기다리는 가운데 수급 공백이 발생한 것은 오히려 주식을 살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기업 실적 개선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주가 하락이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빼앗아가겠지만 중기 추세선이라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에서 지지력이 유지될 것”이라며 “추격 매도보다는 보유 관점에서 기술적 반등을 기다리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수가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폭을 확대하기보다는 등락 혼조세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종목별 차별화 양상이 뚜렷해질 것이므로, 실적 호전주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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