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 원-달러 환율 추이
안팎요인 맞물려 930선 회복
“연말까지 920원대 지지선”
“연말까지 920원대 지지선”
원-달러 환율이 내리 3일째 오르며 930원 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한동안 이어져온 환율 급락세가 일단 멈춘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던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전날보다 4.60원 오른 931.70원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동안 11.20원이 치솟으며 지난달 24일(932.0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930원을 넘은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7일 913.80원으로 떨어져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전에 견줘 2.90원 오른 93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매도세 유입으로 927.90원으로 밀렸다. 하지만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 매수세력이 치고 들어오면서 한때 932.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엔 환율도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3.39원 오른 789.07원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달러 강세에다 타이의 외환 규제 강화, 수입결제 수요 증가 등이 겹쳐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달러는 전날 미국 주택경기 지표가 부진하다는 발표가 나왔음에도 엔화 등에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는 지난주 중반 이후 그간의 약세를 다소 만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타이 정부는 18일 자국 통화인 밧화의 급속한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상품 및 서비스 교역과 관련이 없는 2만달러가 넘는 단기 외화자금에 대해 유입액의 30%를 중앙은행에 무이자로 1년간 예치하도록 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이 여파로 타이 밧화 환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다른 아시아권 통화도 영향을 받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아시아권 통화의 절상을 예상해 달러 매도에 나섰던 역외세력들의 태도 변화에도 주목했다. 이들이 특히 타이 정부의 움직임 등을 지켜보면서 달러 매수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전문가들의 환율 전망치도 바뀌고 있다. 외환은행 양진영 팀장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920~930원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정하지는 못하지만 연말까지 910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이정하 차장도 “자율적 매수세가 확인된 만큼 연말까지 920원대가 유지될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물론,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보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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