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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벤처 ’다윗’은 없나

등록 2006-12-17 21:23

한광덕 기자의 투자 길라잡이
팬택마저 코너에 몰렸다. 벤처 신화의 좌절 차원을 넘어 벤처형 중견기업들의 생존 의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위기론’을 얘기하기 앞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신용평가회사들은 일제히 팬택의 신용등급을 부도 직전 단계인 CCC로 강등시켰다. 웃지 못할 일이다. 사전에 경고를 보내야 할 신용평가 회사들이 또 뒷북을 친 것이다. 정부도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맸다. 워크아웃 신청 공시가 있기 불과 나흘 전에, 486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팬택의 김포 공장 증설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걸로 해석되면서 그날 팬택 주가는 상한가 가까이 급등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주가는 내리막을 걸으며 하한가 4방을 연속 맞는다.

‘중견벤처’위기 일반화는 위험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에 주목

삼보컴의 길, 주연테크의 길=팬택 사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지고 있는 중견기업 위기론의 실체는 간단하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디지털 기업이 안으로는 재벌, 밖으로는 공룡(외국기업)에 협공당하면서 변화의 급물살을 헤치지 못한 채 몰락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위기의 뿌리는 지난해 한 달 간격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부도를 맞은 삼보와 현주컴퓨터 사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보는 팬택처럼 삼성·엘지의 틈바구니에서 부대꼈다. 다르다면 노키아·모토롤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아닌 중국·대만 업체의 저가 공세에 무너졌다는 점이다.

그래도 중견 피시업계의 희망은 살아있다. 창사 이래 15년 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주연테크가 있어서다. 텔레비전 홈쇼핑 매출의 초강세와 철저한 전담 서비스로 국내 데스크톱 시장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가정용 피시 부문에선 20%대의 점유율로 1위 삼성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데스크톱 시장의 성장성이 떨어져 노트북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중견기업이 과연 ‘규모의 경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주연테크의 미래가 답변해 줄 것이다.

디지털TV 업계는 재편중=중견 벤처 위기론의 화살은 디지털 텔레비전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엘지의 브랜드 앞에 가격 경쟁으로 버티던 벤처업체들의 설 땅은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국외 판로를 짓누르고 있다. 피디피와 엘시디 양날개로 순항하던 ㅇ사는 최근 20 대 1 감자를 실시하는 처지에 몰렸고 ㄷ사는 아예 업종을 바꿨다.


반면, 엘시디의 새 강자 디엠테크놀로지는 독자 브랜드로 유럽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올 3분기까지 매출 806억, 영업이익 79억원의 깜짝 실적을 거두며 디지털 벤처 위기론에 대한 ‘방패’로 나섰다.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형 텔레비전에 집중해 안정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하청업체만 살아남는다?=엠피3, 피엠피, 텔레매틱스 등 디지털 기기 업종 일반도 대기업의 진출 강도에 따라 출렁거리고 있다. 재벌의 ‘범위의 경제’ 앞에 벤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결정론적 논리는 위험해 보인다. 대기업의 충실한 납품업체로 남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사실 코스닥 벤처기업의 주류는 삼성과 엘지에 장비나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로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실적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반도체와 휴대폰 부품업체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시장 평균보다 낮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기업들의 단가 인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이들 전방산업이 침체에 빠져 투자를 축소하면 덩달아 타격을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과 경쟁하며 틈새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산업 발전은 물론 투자자들을 위해서도 절실하다. 한국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기술 차별화와 하이엔드(고급) 전략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한다”면서 대표적으로 셋톱박스와 디브이아르 분야의 선두 업체를 꼽았다.

wnetwork.hani.co.kr/ip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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