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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족집게’ 전망 김영익 대표 “내년 증시 올보다 낫다”

등록 2006-12-15 07:47

증시 전망에 있어선 족집게로 알려져 있는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대표(47)가 올해도 주식시장 흐름을 가장 잘 예측한 스트레티지스트(전략가)로 선정됐다.

그는 장밋빛 전망이 판을 치던 올초 유일하게 증시 하락을 예측해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연초 그는 올해 증시가 1.4분기에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어 1,450까지 상승하고 그 여세를 몰아 2.4분기에 고점을 찍은 뒤 하락, 3.4분기까지 조정장세를 이어가다 4.4분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올초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5월11일 고점(1,464.70)을 찍은 뒤 경기 둔화 우려와 환율 문제 등의 국내외 변수와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영향으로 1,200~1,300선의 박스권에서 지루한 조정을 보이다 11월 중순에 1,400선을 회복, 큰 그림에서는 김 대표의 전망에 대체로 들어맞는 주가흐름을 보였다.

◆ 시련의 2006년.."운이 좋았다" = 어떻게 그렇게 매번 증시 전망이 잘 들어맞냐는 질문에 그는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어떤 책에서 보니까 성공한 사람들은 늘 성공 이유를 물으면 '운이 좋았다'고 한다더라. 그렇다고 내가 성공한 사람은 아니고...,허허"라면서.

그의 말처럼 '시련 많은, 위기의 한 해'였던 올해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


올초 그가 '2.4분기 조정론'을 제시한 뒤에도 지수는 5월 초까지 꿋꿋하게 강세를 지속해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회사 내 영업직원들은 영업이 안된다고 아우성쳤고 욕설을 퍼붓는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가 잇따라 그는 그야말로 고통의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당시 지수 하락 전망을 내놓은 나를 두고 '비관론자'라는 보도가 많았다. 그런데 지수가 꺾이지 않고 1,400선을 넘어서자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어떤 투자자는 전화를 걸어와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까지 했다. 1개월 반동안 몸무게가 5킬로그램이나 빠졌는데 '이제 정말 끝인가'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지수가 경제 우려로 인해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주장은 유지했지만 지수 목표치 상단을 1,500으로 소폭 상향조정하는 투자 전략 수정으로 그간의 고통과 타협했다.

그러나 지수는 그의 처음 예측대로 5월 중순 정점을 찍고 하락해 그를 구원(?)했다. "그 때 지수가 하락하는 것을 보고 많은 투자자들은 슬퍼했지만 나의 아내와 아들은 박수치며 기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증시 예측 모델.."아들도 몰라"= '9.11 테러로 인한 급락 후 반등' 등 다수의 전망이 시장에서 통하면서 그의 주가 예측 모델도 주목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김대표가 주가예측을 위해 사용한 모델은 14개월, 12개월씩 주가보다 앞서 움직이는 경상수지와 유가 등을 사용한 과학적 통계 모델이라고 한다. 또 여기에 통찰력을 가미해 완성된 예측을 내놓는다는 것.

그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모든 경제관련 정보를 담고 있는 경상수지와 세계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상황까지도 내포하고 있는 유가는 주가 예측에 꼭 필요한 핵심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로 하는 예측은 의미가 없지만 주가 전망이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것이어서 과학적 통계 70%, 나머지 30%는 자기 통찰력에 의존한다. 이는 과거 증시의 경험과 폭넓은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 등이 합쳐져 나오는 일종의 직관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과학적 표준화 모델을 만들 때 경상수지와 유가 등의 요인들의 가중치를 별도로 두는데 이것은 아들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일급비밀"이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환율과 우리나라 및 OECD 경기선행지수 등의 요인까지 더해 주가 예측 모델을 5개로 늘렸다고 한다. 또 위험 또는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흐름을 엿보기 위해 매일 호주 달러와 스위스 프랑을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내년 증시, 올보다 낫다" = 김 대표는 자신의 모델을 활용해 전망해 보면 내년 증시는 올해보다 낫다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원화 강세 심화, 부진한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정치적인 불확실성 등으로 코스피지수는 내년 2.4분기 중에 1,250선까지 하락하는 깊은 조정을 받을 것이나 이후 연말까지 최대 1,650선 부근까지 반등하고 2008년 상반기에는 1,700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내년 2.4분기가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매수 기회'라는 것. 그는 "수출주보다는 증권, 유통, 제약 등의 내수주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2009년까지 증시와 부동산 동반 강세" = 그는 또 "코스피지수는 2009년까지 3,000선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때까지는 증시뿐 아니라 부동산시장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0대 인구 비중 확대에 따른 유동성 증가 및 거시 경제 변수의 안정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자산가격이 상승하던 일본의 80년대 중후반과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내년에는 자산배분 모델에 도전 = 지금까지 그는 정말 바쁜 증권맨이었다. 전략가로 활동하면서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바쁜 일상을 보냈다. 올해만도 벌써 공식적인 투자설명회만 365번을 해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지금보다는 약간 덜 바쁠 것 같다고 한다. 올해 리서치센터장(상무)에서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로 승진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주가 예측을 시의적절하게 엿보기 어려워졌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김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을 돌아보고 충전하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그는 "요즘에는 새벽 6시에 출근해 할 일이 없을 때 가끔 운동을 하러 간다. 그런데 내 책을 본 사람이-그가 쓴 책 내용에는 '나는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한다'라고 돼 있다- 나를 보고 욕할까봐 겁난다"며 웃었다.

또 새로운 일도 꿈꾸고 있다.

그는 "내년에는 주식과 채권 등 자산배분을 어떻게 할 지를 제시할 수 있는 모델과 인도나 중국 등 해외 증시의 예측 및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제시하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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