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트리플위칭데이(지수선물.옵션, 개별종목 옵션 동시만기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4조3천억원 가량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프레드의 강세로 인해 실제로 내일 프로그램 매물로 출회될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은 1조원 미만 수준이 될 것이라고 13일 전망했다.
◇만기일 충격 예상보다는 작을 것 = 만기일 매수차익잔고의 청산 규모를 결정 지을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스프레드 가격(내년 3월물 선물-12월물 선물)이 이날 양호한 수준을 보임에 따라 매수차익잔고의 일부가 차근월물로 롤오버(이월)됐다.
현대증권의 김준호 애널리스트는 "이날 스프레드 가격이 -0.15로 전날보다는 다소 둔화됐으나 12월 수준으로는 상당한 강세를 보이며 마감했다"며 "통상적으로 매수차익잔고의 60~70% 가량이 롤오버되는데 이례적인 스프레드 강세를 감안할때 만기일에 1조원보다 적은 물량이 청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적은 물량 출회는 심리적으로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만기일인 내일 극단적인 충격이 나타날 것으로 지레 짐작하지 말고 스프레드 수준을 참고하고 시장 참여자의 반응을 주시하며 대응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심상범 애널리스트도 "매수차익잔고 중 허수를 제외한 청산 대상 요주의 잔고는 2조2천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이날 이중 6천억원 가량이 롤오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애널리스트는 "만기일인 내일도 롤오버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여 실제로 청산 물량은 1조원 미만이 될 것"이라며 "또 비차익거래에서 이 물량을 상당 부분 받아줄 것으로 예상돼 프로그램 매도로 인한 지수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기일 이후를 노려라" = 이와 함께 한편으로는 만기일 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된 국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의견도 있다.
교보증권 이우현 애널리스트는 "과거 번번이 나타났듯 만기일 당일 일부 차익물량이 지수 하락을 이끌지만 대세 상승기에는 다음날 주가가 바로 회복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만기일 이후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데다 배당투자 및 프로그램 매수가 재유입돼 수급호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경제지표 호전과 이에 따른 이익 모멘텀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만기부담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기술적 조정 마무리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만기일 물량 출회시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K증권의 최성락 애널리스트도 "지금까지 만기 이벤트가 시장의 추세를 반전시킨 경우는 없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만기는 일시적인 이벤트이며 만기 이후 흐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다만 "만기 이후 낙관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이 안정되고 만기 이벤트가 끝나면 시장은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속도는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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