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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장하성 펀드,이번엔 화성산업

등록 2006-11-22 20:44

두번째 투자대상…구조개혁 미리 합의
기업 가치제고 효과 빠를 듯…상한가 마감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의 투자기업 중 두번째 공개 대상이 대구의 유통·건설업체인 화성산업㈜으로 결정됐다. 장하성펀드의 이번 공개는 앞서 이뤄진 태광그룹과는 달리 사전에 화성산업 대주주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이루어졌다는 게 특징이다.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투자대상 기업의 경영진과 사전에 협력을 약속한 것은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로, 기업지배구조펀드와 경영진이 대립을 할 때보다 빠른 시일 안에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장하성펀드는 22일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화성산업의 지분 5.09%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장하성펀드가 매수 대상을 밝힌 것은 대한화섬과 태광산업 등 태광그룹에 이어 두번째다. 특히 장하성펀드는 화성산업 경영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회사가 동의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펀드가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지난 4월 펀드 출범 이후 화성산업 경영진들과 수차례 대화를 한 결과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발전과 기업가치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하성펀드는 그동안 최초 투자처인 태광의 대주주가 적대적 태도를 보이면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효과는 제한적이지 않겠느냐는 외부 지적에 대해 부담을 느껴왔다. 펀드는 이에 따라 태광과는 달리 우호적 관계를 이룰 수 있는 새 투자처를 물색해 왔다. 장 학장은 “경영진이 아닌 소액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한다는 것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서 매우 의미있고, 실질적 조처”라며 “회사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도 펀드와의 우호적 관계를 확인했다. 화성산업은 “회사의 장부가치가 주당 2만8천~3만원에 달하지만 주가는 절반 수준이고, 지방기업이다보니 투명성 개선 노력도 한계가 있다”며 “펀드와 적극 협조해 기업가치와 투명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화성산업은 펀드의 주식매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6800원에 마감했다.

화성산업은 설립된 지 48년이 된 중견기업으로 동아백화점을 운영하면서 화성개발, 화성기술투자, 동아애드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화성산업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 9월말 현재 현재 31%로 안정적이며, 창업주인 이윤석 명예회장의 아들인 이인중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장 학장은 “화성산업은 영업가치와 자산가치가 훌륭하며 외환위기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내용도 좋고 미래 전망도 밝다”면서 “사주의 자금유용 같은 지배구조상 큰 문제는 없으나 전형적인 가족경영체제여서 투명성과 투자자 신뢰가 낮아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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