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길라잡이] 공모주 공략법
삼성그룹 코스닥 1호인 크레듀가 화려한 신고식을 펼치며 공모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6일 상장한 뒤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하며 17일 종가(6만3400원)기준으로 공모가(2만4000원)에 비해 2.6배나 올랐다. 이보다 하루전 거래소에 상장한 데스크 탑 제조업체 주연테크 역시 124% 상승했다. 공모주의 연말 강세 전통이 올해도 예외가 아닌 듯 싶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과 주가 차별화로 실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공모주 투자로 두둑한 연말 보너스를 쥘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찾아보자. 잘나가는 새내기주 공통점=증시가 조정을 받았던 지난 5월부터 3달간 공모에 나선 기업 22개의 성적을 보면, 절반이 넘는 12개 종목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아래로 떨어져 청약자들이 손실을 입었다. 공모주도 공을 잘 골라야 안타가 나온다. 우선 실적이 좋고 공모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될수록 유리한 건 당연하다. 주간사가 공모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유가증권신고서를 훑어보면 알 수 있다. 공모가격을 결정할 때는 상장돼 있는 동종업체의 주가와 비교하는 상대가치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때 주당순이익(eps)이 공모물량을 빼고 계산됐거나, 주가수익률(per)이 너무 높게 적용됐다면 주의해야한다. 본질가치로 평가했을 때는 미래 수익가치를 부풀린 건 아닌지 살펴본다. 다음으론 유통 가능한 주식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다. 유통주식 비율이 낮을수록 팔자 물량이 줄어들므로 그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 상장초기 주가가 높게 형성된 인천가스, 주연테크의 1개월 유통물량은 6%대에 불과했다. 또 공모에 참여한 기관들이 일정기간 팔지않겠다고 약속(의무보유 확약)한 비율이 높을수록 좋다. 기관들이 주가를 낙관하고 있다는 증거다. 끝으로 싼 게 비지떡이 아니다. 저가주일수록 상승탄력이 높았다. 지난 7월 1500원에 공모한 엘씨텍은 5일 상한가를 치면서 7거래일만에 6350원까지 뛰어올라 투자자들을 흐뭇하게했다. 덩치 크고 청약 겹칠때 베팅=문제는 경쟁률이다. 이달 초 화신테크 공모에서 최대 한도인 3만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32주밖에 배정받지 못했다. 주간사 경쟁률이 900대1을 넘었기 때문이다. 크레듀 공모에는 3조3천억원의 기록적 시중자금이 몰렸다. 최대 한도인 2만2000주를 청약하면 18주를 받는다. 지난주 금요일에 팔았다면 금융 비용을 감안한 실제 수익은 57만원 정도다. 억대 청약자금에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8일만에 이만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모집금액이 많아서다. 최근 공모한 소형주들의 일반인 배정액은 10억~20억원 안팎이었던 데 비해 크레듀는 93억원에 달했다. 덩치 큰 기업들의 청약 일정이 겹치면 더욱 좋다. 지난 6월엔 온미디어 등 5개 기업이 같은날 청약을 받아 투자자들의 자금이 분산됐다. 온미디어의 경쟁률이 230대1이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10~30대1에 그쳤다. 높은 경쟁률을 피해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는 다른 길도 있다. 장외에서 주식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상장 뒤 주가가 장외가격에 못미치는 경우도 많아 철저한 기업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공모주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기존 공모주 펀드와 달리 랩 상품은 개인배정물량의 20~30%를 떼와 우선 편입시키므로 많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다. 대우증권 등 4개 증권사에서 특정기간에만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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