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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1400 증시 주역, 연기금 너만 믿는다

등록 2006-11-19 17:19

투신권·외국인 매수 주춤 ‘제3의 큰 손’ 부각
내년 투자한도 2.6배로…안전판구실 커질 듯

최근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넘어서며, 한국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번 상승세를 이끌고 갈 견인차로 ‘제3의 큰 손’인 연기금이 꼽힌다. 투신권이 간접투자 확산으로 자금이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최근 환매 움직임 등으로 자금 흐름이 좋지 않아 7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6천억원대를 팔았다. 외국인도 지난 14일 이래 대형 정보기술주를 중심으로 2568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올 들어 10조원 이상 순매도를 한 탓에 쉽사리 ‘바이 코리아’로 돌아서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연기금은 지난 6월 코스피지수가 1200대로 떨어진 뒤 6개월여 동안 증시를 떠받쳐 온 주역이다. 올 들어 7월까지만 해도 증시에 소극적으로 가담해 온 연기금은 8월 한달간 2938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뒤, 9월에는 적극적 공세에 나서 1조280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10월에도 5489억원어치를 순수히 사들였고, 이달 들어서도 17일까지 230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7월25일 이후 2차례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보였고, 5거래일 이상 순매수를 지속한 것도 무려 7차례에 이른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350선을 넘기 시작한 9월14일 이후 연기금이 순매수한 금액은 1조9491원으로 전체 기관 순매수액 3조2379억원의 60.20%나 된다. 지수를 1400선까지 끌어올린 주역이 연기금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연기금의 증시 안전판 구실은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주식투자 한도액을 올해 6조5802억원의 2.6배인 17조26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3대 연기금이 주식에 투자한 누계액은 16조841억원으로 집계되고 있어, 신규 자금이 최대로 집행되면 내년 말 연기금의 주식투자 누계액은 2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에 대학, 의료, 종교재단 등의 기금도 적극적으로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저금리 기조 탓에, 더 이상 은행 예·적금으로는 기금 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협회는 사학진흥재단과 함께 서울 지역 대학교들이 공동 참여하는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가 급격한 수급 변동을 부르지는 않겠지만 증시의 안정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연기금은 장기투자자라는 점에서 다른 투자자들보다 수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올해 외국인들이 10조여 원을 순매도했는데도 국내 증시가 버텼던 것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되면서 증시의 체질 개선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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