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잔 IMF 조사국장
외국자본은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요소가 아니며,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나라가 오히려 더 빨리 성장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라후람 라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자문관 겸 조사국장은 14일 열린 금융연구원 개원 15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외국자본과 경제발전’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자국에서 투자 재원을 조달할 수 있었던 나라일수록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잔 국장은 “외국자본이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거듭 전제 한 뒤, “외국자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자국내에 금융제도가 발전되어 있어야 한다”며 섣부른 개방에 앞서 자국의 금융제도를 다듬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어 라잔 국장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너무 빨리 외국자본을 받아들이면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외국자본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자국통화가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환율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잔 국장은 다만 “외국자본의 유입이 적절한 부문에서 생산성을 높인다면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서도 통화가 과도하게 절상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몇 년간 통화가 절상됐지만 생산성도 따라서 올라가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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