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은 중국·인도 펀드에 많이 투자
일본펀드는 원금 까먹어…뒷북 투자 위험
일본펀드는 원금 까먹어…뒷북 투자 위험
국내 투자자들의 국외펀드 투자 규모가 갈수록 늘어 20조원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의 국외펀드 판매잔액도 1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국외펀드 투자의 특징은 전세계 증시에 고르게 분산투자하기보다, 특정 국가 증시에 집중하는 상품 쪽의 인기가 더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전체 국외펀드 중 글로벌 펀드 비중이 절반을 넘었지만 최근에는 20% 아래로 내려갔다. 대신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와 신흥시장의 특정 국가에 편중되고 있다. 수익률로 보면 중국·인도·남미 쪽이 높고 일본·미국 쪽은 저조했다. 국외펀드 20조원 시대=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외국 운용사들의 역외펀드와 국내 운용사들의 국외펀드 등을 합쳐 국내 투자자들이 펀드를 통해 외국에 투자한 자금이 20조원에 육박했다. 9월 말 현재 외국운용사들의 역외펀드 총자산은 9조3153억원, 국내 운용사들의 국외펀드는 9조7735억원으로 모두 19조888억원이다. 여기에 국내 운용사의 국외펀드 설정액의 10월 증가분 5407억원을 합치면 19조6295억원으로 늘어난다. 외국 운용사들의 역외펀드도 10월 국민은행에서만 1400억원대의 자금이 새로 들어와, 10월 말 기준으로는 전체 국외펀드 투자규모가 20조원에 거의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친디아 벌고, 일본·미국 잃고=수익률은 중국·인도·남미가 좋은 반면, 일본·미국은 저조했다. 제로인 집계 결과, 올초 이후 10월 말 현재 수익률 1위는 피델리티 중국 포커스 펀드로, 49.76%를 기록했다. 2위 역시 에이치에스비시의 중국 주식형 펀드(42.85%)가 차지했다. 인도네시아, 남미, 인도 펀드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일본 펀드는 도쿄 증시의 침체에다 엔화가치 하락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 하위 10위에만 일본 투자 펀드가 8개 포함될 정도다. 이 가운데 피델리티 일본 소형주 펀드가 -21.53%로 가장 많이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편중 심해=국내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좋은 중국과 인도 등에 많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수익률에 의존한 특정 지역 ‘몰빵’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제로인 자료를 보면, 9월 말 현재 국외펀드 투자자금의 21.2%(4조432억원)는 중국에 투자됐다. 일본은 13.9%(2조6522억원), 인도는 8.9%(1조6971억원) 투자금이 몰렸다. 중국·인도·일본 투자비중이 44%에 이른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지역 펀드와 일본 포함 아시아·태평양지역 펀드까지 합치면 50%를 훌쩍 넘어선다. 신흥시장 투자비중도 높다. 세계 신흥시장이 14.52%(2조7723억원), 남미 신흥시장과 유럽 신흥시장이 각각 2970억원(1.56%)과 8279억원(4.34%)이었다. 반면 미국 투자비중은 0.57%(1081억원)에 그쳤다. 원칙은 분산투자=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이지만, 수익률 기대가 높을수록 위험도도 높아지므로 한 국가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시장에 고르게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로인의 우현섭 펀드애널리스트는 “국외펀드는 국내 투자의 위험 분산 투자라는 원칙에서 접근해야 하며, 국외펀드만 놓고도 특정 지역에 투자금을 몰아넣는 것보다는 골고루 나눠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세계 펀드시장 자금유입 주춤… 2분기 1.6% 증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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