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주식시장이 한층 누그러진 '북핵 리스크'와 견조한 내수주의 흐름을 바탕으로 주초 약세를 극복하고 나란히 4일 연속 상승을 보여준 한 주가 지나갔다.
4일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발표가 후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주식시장이 북핵 리스크 감소와 개별 재료 등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을 시도하겠지만 환율과 옵션 만기일이라는 변수를 어떻게 넘길 것인지를 내주의 관전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 유가증권시장 = 이번 주 주식시장은 10월 이후 계속된 4번의 도전 끝에 코스피지수 1,380선 안착에 성공했다.
다우지수 12,000선을 돌파한 미국시장이 조정 흐름으로 돌아서고 원.달러 환율이 930원대로 하락하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8개월만에 반전된 경기선행지수 등이 증시에 뒤늦은 발동을 걸어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증시 내부 에너지는 2차 고지인 1,400선 돌파를 장담하기엔 그리 충분하지 못해 보인다.
1,400선 안착과 고점 재도전을 위해서는 기술주들의 움직임이 필수적이지만 미국 샌디스크사로부터 나온 낸드 플래시 가격 하락전망과 반도체 기업의 재고증가 등으로 단기 상승동력을 얻기는 힘든 상태다.
지난주 8천409억원어치의 외국인 순매도 물량중 전기.전자 업종이 4천349억원에 달했다는 점은 기술주에 대한 시선이 비뀌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10월 한 달새 1조5천억원 가량 불어나면서 45조원을 넘겼다지만 증가분의 절반 가량은 결산후 재투자분이며 나머지도 해외 펀드를 포함된 것이어서 기관의 '실탄'이 겉보기 만큼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도 상당한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주 증시는 3조2천억원대로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를 떠안은 채 옵션 만기일을 맞이해야 한다.
대우증권 이건웅 애널리스트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베이시스가 이론치를 웃돌면서 프로그램 매도의 충격은 아직 없지만 이번 옵션 만기일에 3천억원 가량의 물량출회가 예상돼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930원대로 밀린 원.달러 환율과 100엔당 800원선 하향 돌파가 예상되는 원.엔 환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이 때문에 내주 증시는 커진 변동성 속에 물량 소화과정을 거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애널리스트는 "내주 증시는 환율 하락과 외국인 매도, 옵션 만기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박스권 상단인 1,380선 내외에서 매물소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내수주와 실적우량주, 연말을 맞은 배당투자 유망주 등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코스닥시장 = 이번 주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나흘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지난주 말 보다 12.69포인트(2.16%)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220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264억원, 31억원 순매수했다.
내주에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기업실적 호전 소식에 탄력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600선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이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인터넷, 게임 등의 업체들을 주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주에도 기업 실적 발표와 함께 상승 흐름이 지속돼 코스닥지수 600선에서 매매공방이 치열할 것"이라며 "지수는 590~605선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주에도 시장은 상승흐름을 이어가 코스닥지수 600선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홈쇼핑과 교육주들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터넷, 조선기자재, 반도체관련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종수.윤선희 기자 jski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