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중 1곳꼴…지난해말 대비 16% 늘어
“매도는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 해석도
“매도는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 해석도
외국인들이 다시 한국 주식 팔자에 나서고 있다. 국가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50%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외국인들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 수는 되레 늘어났다.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의 ‘외국인 주식 대량 보유자 현황 분석’을 보면, 9월 말 현재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의 상장 기업 셋 중 한 곳(32.1%, 507개사)의 주식을 5% 이상 대량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에 견줘 회사 수는 16.2%, 보유 건수는 16.3% 늘어난 것이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5% 이상 보유 기업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늘어났다. 지난해 말 대비 외국인 5% 이상 보유 기업 수와 보유 건수는 각각 유가증권시장 10.8%, 10.2%, 코스닥시장 21.7%, 22.2% 증가했다. 외국인 가운데 미국의 캐피탈 리서치 앤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보유 액수가 7조4510억원(국민은행 등 21개사)으로 가장 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라부안 AIF Ⅱ NT이 1조3189억원어치로 가장 큰 평가금액을 기록했다. 나라별로는 미국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유가증권시장에선 벨기에·싱가포르, 코스닥시장에선 라부안·네덜란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9조5213억원)과 코스닥시장(5978억원)에서 10조여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000년 2월 50%를 넘어선 이래 처음으로 50%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2004년 4월 60.13%까지 올라갔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20일 장 마감 기준으로 50.16%까지 내려앉았다. 증시 분석가들은 외국인들이 지나치게 흩어져 있거나 너무 몰려 있는 지분을 정리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여러 종목에 잡다하게 늘어놓은 지분과 삼성전자처럼 대량 보유 지분에 대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외국인 매도세가 곧 한국 증시 이탈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중요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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