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추천위원장 “다른사람 뽑는 것도 정부가 막아”
박 재경부차관 “김 회계사는 청와대서 추천”
박 재경부차관 “김 회계사는 청와대서 추천”
증권선물거래소 새 감사 임명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지난 10일 권영준 거래소 감사후보추천위원장(경희대 교수·사진)이 ‘외압’을 제기하며 사퇴한 데 대해 청와대와 재정경제부가 ‘협의’ 차원이었다며 반박하고 나서자, 권 교수는 구체적 정황 증거를 들어 청와대의 개입을 재차 비판했다.
권 교수는 12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재경부와 청와대는 외압이 아니라고 하지만, 후보추천위는 다른 인사를 감사로 추천하려고 했고 또 복수로 추천하는 안까지 마련했지만 (재경부와 청와대에 의해) 무산됐다”면서 “다른 사람 뽑으려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게 바로 외압”이라고 반박했다. 권 교수는 “김아무개 회계사를 감사후보로 추천하라는 압력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하자, (재경부 쪽에서) 한시간여 설득하다가 ‘좋다. 우리가 (김 회계사를) 사퇴시키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면서 “재경부의 배후에 있는 청와대 쪽 사람들 의도대로 할 수 없다는 분명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경부 고위관료가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꼼짝 못하는 게 참여정부의 난맥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김 회계사 낙하산 인사 논란 뒤) 최근엔 거래소 이사장이나 경영지원본부장이 재경부 출신이니 감사자리에는 가급적이면 올바른 견제를 위해 감사원 출신 등이 가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정인 거명을 하지는 않았으며 또 협의일 뿐, 외압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도 “거래소 감사 선임과 관련해 법적으로는 아니나 거래소의 독점적 위치라든가 재경부 감독을 받는 것 등을 볼 때 재경부가 추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감사원이나 청와대 등 각계에 추천 요청을 할 뿐 일방적 메신저 역할을 하거나 외압을 넣지는 않았다”고 외압 주장을 반박했다. 또 박 차관은 “내가 감사후보로 참신한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청와대에 얘기했고, 청와대에서 김 회계사를 추천해줬다”고 말해, 거래소 감사후보로 특정인을 추천한 적이 없다는 청와대 쪽과 다른 얘기를 했다.
증권가에는 거래소 감사 후보로 김 회계사에 이어 감사원 현직 과장인 박아무개(53)씨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김진철 박현 신승근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